임시의정원 의장도 탄핵

2019-03-07 11:26:38 게재

좌익진영 민족혁명당 지원

18대 의장 김붕준 제명

우익진영 한국독립당 주도

임시의정원은 대통령만 탄핵한 게 아니었다. 임시의정원 의장이었던 김붕준도 탄핵됐다. 당시 임시의정원은 우익 진영인 한국독립당 인사들로 구성돼 있었다. 좌익진영의 민족혁명당도 참여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좌익진영을 지원한 제 18대 의장 김봉준이 탄핵된 것이다.

민족혁명당은 1941년 10월에 열리는 회의에 결원된 각 도 의원의 보선에 출마해 임시의정원에 들어가려고 했다. 김붕준 의장 역시 민족혁명당의 임시의정원 참여를 원했다.

민족혁명당 김원봉 등과 손잡은 김 의장은 의장직권으로 보선을 통지해 결원된 의원을 선거하도록 지시했다.

이때 들어온 23명 중 민족혁명당 출신 의원 8명이 포함돼 있었다. 임시의정원내 좌익진영 인사가 12명에 달했다. 1941년 10월 15일 33회 의원 개원식에 좌익진영 출신 의원들이 참석하려 하자 임시정부가 경위대를 내세워 막아섰다.

선거감독원인 내무부장 조완구는 '적법절차를 무시했다'는 '내무부공고 1호'를 내보냈다. 민족혁명당 참여를 저지한 한국독립당은 임시의정원 회의에서 의장 김붕준을 탄핵, 제명했다. 민족혁명당원 등 좌익진영인사는 이듬해에 임시의정원에 참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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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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