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기술독립 이번에 제대로 | ④이차전지

한·중·일 주도 폭풍성장, 국내 가치사슬 강화해야

2019-10-04 11:36:12 게재

핵심소재분야 세계시장점유율 낮아 … 소재에서만 부가가치 23% 창출

리튬이차전지는 당장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품목으로 거론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차전지산업은 앞으로 전기차와 함께 매년 10% 이상 폭풍성장이 예견되고 있어 일본이 2차전지 소재부품 수출규제에 나설 경우 한국 2차전지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부 교수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우리에게 유망한 것은 반도체 외에 이차전지를 꼽을 수 있다"며 "중국은 국가적으로 이 사업을 밀고 있고 독일과 프랑스도 직접 이차전지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우리가 우위를 점령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차전지 세계시장 연평균 10% 이상 성장 예상 = 리튬 이차전지는 크게 모바일 IT기기에 사용하는 소형전지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대용량 전기저장장치(ESS)로 나뉜다.

최근 전기자동차용을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세계 이차전지 시장규모는 187억달러다. 전기자동차용이 전체 50.3%, IT용 소형전지가 46.0%, ESS용이 3.7%를 차지한다.

전망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세계 이차전지 시장은 2017~2025년 금액 기준으로 연평균 10% 이상 성장이 전망된다.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이차전지 공장 증설이 활발하며 한국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3사도 동유럽과 중국 미국 등 해외 중심으로 증설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파나소닉도 증설 추진 중이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소형전지는 삼성SDI가 세계 1위(26.9%, 2018년)이며 LG화학이 2위(21.3%)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중국의 ATL, 일본의 소니 파나소닉 등이 뒤를 잇는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는 일본의 파나소닉이 테슬라 납품으로 점유율 1위(30.0%, 2018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업체가 하루가 다르게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다. CATL(18.0%) BYD(12.6%)로 2, 3위를 차지했다. LG화학은 10.6%로 2017년 2위에서 지난해 4위로 내려앉았다.

ESS용은 아직 시장규모가 작다. 업체별 투자가 미미해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3사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취약한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 이차전지의 4대 핵심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이다.

양극재는 방전된 상태의 리튬이온을 보유하고 있다. 음극재는 주로 흑연이 주성분이며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면서 외부회로를 통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전해액은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하도록 돕는 매개체며 분리막은 음극과 양극의 접촉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일본의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이들 소재는 2020년까지 연평균 29.5% 증가해 2014년 대비 4.7배 성장이 전망된다. 지난해 이들의 세계시장 규모는 182억달러였다. 내년 전망은 281억달러 수준이다.

이차전지 생산원가에서 이들 핵심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이다. 전기차 성장확대와 이차전지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4대 핵심소재를 활용한 효율성 개선이 필수적이다.

소재시장에서 한국은 기술력으로는 일본에, 가격·물량면에서는 중국에 뒤지고 있다. 한국의 양극활물질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1년 11%에서 2017년 9%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은 23%에서 68%로 급등했다. 일본도 48%에서 12%로 크게 떨어졌다. 양극활물질이나 전해액도 비슷한 양상이다. 분리막은 한국이 13%에서 10%로 소폭 하락했다. 중국은 11%에서 36%로, 일본은 63%에서 54%로 각각 바뀌었다.

양극활물질의 경우 국내 엘엔에프와 에코프로비엠이 세계 6,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코스모신소재 포스코케미칼 등이 있다.

음극활물질은 중국과 전통적인 탄소산업 강국인 일본이 강세다. 우리나라는 포스코케미칼과 대주전자재료가 있으나 물량이 많지 않다.

분리막은 일본의 아사이 카세이와 도레이, 국내의 SK이노베이션이 세계시장점유율 1, 2, 3위를 형성하고 있다. 전해질은 일본ㆍ중국 업체 비중이 크다. 원가절감 추세로 중국산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소재·부품 기술력이 전지 수준 결정 = 이차전지의 가치사슬은 원자재→소재ㆍ부품→전지로 이어진다. 소재·부품의 기술력이 전지의 수준을 결정한다.

전자부품연구원 관계자는 "리튬이차전지는 소재 변화를 제외하고는 효율성은 최고 수준에 왔다"며 "이 때문에 국내외 연구소나 기업은 소재변화를 통한 효율성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대 들어서며 대부분의 2차전지 연구소와 기업들이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꾸는 전고체배터리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선양국 교수는 "한 분야를 깊게 파는 연구가 아쉽다"며 "일본은 10년 하면 어린애라고 하고 30년 정도 해야 전문가로 평가하는데 우리도 그런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차전지산업의 부가가치는 전지에서 49%가 발생하고 원자재와 1차가공을 포함하는 소재에서 51%가 창출된다.

리튬이차전지 원자재는 리튬과 코발트 니켈 흑연 석유 등이다. 원자재 부가가치는 8%다.

1차가공 원료로는 탄산리튬 황산코발트 흑연 저온탄소 리튬액 부직포 등이다. 이 단계에서 부가가치는 20%로 추산된다.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제조과정서 23%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4대 소재, 중국·일본 샌드위치 신세 =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이차전지 4대 핵심소재 기술력과 공정기술은 일본의 75~90%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 전지생산 공정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소재부품 기술력은 일본에 제법 뒤처져 있다.

일본을 100으로 할 때 기술수준은 양극 90, 음극 70, 전해액 75, 분리막 80으로 분석됐다. 음극은 중국 80보다도 낮았다. 공정기술은 양극 100, 음극 80, 전해액 80, 분리막 100으로, 양극과 분리막은 세계 최고인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중일 3국의 가격과 생산량을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중국의 저가공세로 중저가시장 진입이 어려웠고, 고가시장은 일본에게 기술력에서 뒤져 중간에 끼인 모양새다.

kg당 가격은 △(양극) 중국 18.5달러, 한국 21.3달러, 일본 22.9달러 △(음극) 중국 9.1달러, 한국 9.5달러, 일본 9.8달러 △(전해액) 중국 12.5달러, 한국 12.9달러, 일본 16.8달러 △(분리막) 중국 0.6달러, 한국 1.1달러, 일본 1.3달러로 조사됐다.

생산량의 경우 △(양극) 중국 17만5000톤, 한국 3만5000톤, 일본 2만1000톤 △(음극) 중국 11만3000톤, 일본 2만9000톤, 한국 6000톤 △(전해액) 중국 9만2600톤, 일본 2만5400톤, 한국 5500톤이다.

분리막 생산량은 일본이 96만5000톤으로 가장 많고 이어 중국 77만5000톤, 한국 20만5000톤 순이다. 우리나라는 리튬 코발트 흑연 등 필수 원자재를 보유하지 못해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안정적인 수급이 어렵고, 가격변동에 취약한 구조다. 또 소재부품기업 대부분이 대기업에 의존해온 경향이 짙다. 연구개발부터 시제품 제작, 시험·평가 등을 위해서는 초기에 많은 자금이 필요하지만 자금여력에 취약해 투자여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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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주 이재호 고성수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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