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경험, 여전히 한국사회 가른다

2019-10-10 11:24:15 게재

민주주의에 대한 태도 갈려

참석자들, 훨씬 긍정적 반응

3년 전 촛불항쟁 경험은 여전히 한국사회를 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촛불항쟁 참여자들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비참여자들에 비해 한국 민주주의에 대해 훨씬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2016년 박근혜 탄핵과 관련한 촛불집회 후 한국 민주주의 수준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참여자들의 61.4%가 '나아졌다'고 답했다. '나빠졌다'는 12.7%, '비슷하다'는 25.3%였다. 반면 미참여자들 중 '나아졌다'는 응답은 30.8%에 불과했다. '나빠졌다'(33.5%), '비슷하다'(32.5%)라는 대답이 더 많았다.


'촛불집회가 시민들의 민주주의 의식을 높였다'는 질문에 대한 동의 비율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촛불 참여자들의 90.1%가 '민주주의 의식을 높였다'는 데 동의했다. 비참여자들의 동의비율은 65.9%였다. 반면 참여자의 9.6%, 비참여자의 29.7%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혀 둘 사이에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촛불 참여자와 비참여자의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은 이념적 보수층으로 좁히면 그 차이가 훨씬 분명하게 드러난다. 보수층 가운데 3년전 촛불항쟁 참여자의 50.7%가 '한국 민주주의가 나아졌다'고 보았지만, 비참여자 중 '나아졌다'는 응답자는 16.4%에 불과했다. 보수층 촛불항쟁 참여자의 82.1%는 '촛불집회가 시민들의 민주주의 의식을 높였다'고 응답했지만, 비참여자의 경우 44.1%만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다.

한편 촛불항쟁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FGI조사에서 참석자들은 실제 성숙된 민주주의 인식을 보여줬다. 30대 참석자의 대부분이 "(보수의)광화문집회건, (진보의)서초동집회건 의사표현은 존중해줘야 한다"고 했고, 50대에서도 "태극기집회건 촛불집회건 자기 권리"라며 "권리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의견에 대부분이 공감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본 조사는 내일신문 창간기념으로 '촛불 3주년'을 맞이한 한국사회를 진단해보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한국리서치가 조사를 수행했다.

조사방법은 유무선 혼합 임의전화걸기(RDD)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CATI)였다. 조사 표본은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현황' 2019년 9월 기준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구성비에 따라 비례 할당한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조사는 2019년 9월 26일부터 10월 2일까지 진행되었으며, 표본은 1200명으로 조사의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p였고, 응답율은 14.4% (유선 9.1%, 무선 16.6%)였다.

2019년 창간기념조사 일부 문항은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2017년 신년기획조사와 2017년 11월 '촛불 1주년'기념 기획조사와 비교·분석되었는데, 2017년 신년조사는 2016년 12월 26일부터 28일까지 한국리서치가 조사를 진행했고 표본은 1200명이었으며, 2017년 '촛불 1주년'기획조사는 ㈜서베이몹이 조사를 진행했고 표본은 1098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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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봉우 기자 baw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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