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비즈니스'로 지역경제 자립을! | ① 강원 로컬푸드

'강원곳간'으로 모이면 인심난다

2019-10-25 11:34:08 게재

염미증진·항균활성화 소재 개발 … 레시피 개발·포장디자인·판로개척 지원까지

"강원도 사회적경제기업의 31% 이상은 농식품분야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이들은 창업단계인 '죽음의 계곡'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58%는 한계기업으로 도태될 위기에 놓여있다."

김태우 강원대 산학협력단 연구교수의 말이다. 강원대 산학협력단은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성화사업' 강원도 과제인 '로컬푸드' 연구개발(R&D) 분야를 주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사회적경제의 주류를 이루는 농식품가공기업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어려움에 처한 강원도 농촌지역을 살리는 핵심기반"이라며 "다양한 R&D 및 비R&D사업 추진을 통해 사회적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경제물품 공동브랜드 '강원곳간' 매장 모습. 사진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제공


◆사회적경제기업 협업모델 필요 = 강원도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따르면 1057개의 사회적경제기업이 있다. 협동조합 641개, 마을기업 110개, 사회적기업 104개, 예비사회적기업 83개, 자활기업 81개, 사회적협동조합 38개 등이다.

강원도 로컬푸드사업은 강원대학교 주관 '기술개발'과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주관 '기업지원'사업으로 나누어 추진되고 있다. 강원도 로컬푸드 사회적경제기업은 대부분 영세하며, 전문연구인력과 연구 기반시설이 부족해 기업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기술개발' 사업은 상당수 농식품 사회적경제기업의 애로사항인 △염미증진 △항균활성화 소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염미증진이란 나트륨 함량을 줄인 대체소금 즉 소금사용을 줄이며 맛을 보완해주는 것을 말하고, 항균소재란 말 그대로 잡다한 균의 번식을 억제시키는 재료다.

만나푸드빌, 서강식품, 자연인에프엔씨 등 3개 위탁기업에 기술적용 후 강원도 농식품 사회적경제기업들이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강릉과학산업진흥원은 도시락제품 등 부패되기 쉬운 제품에 향균활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해 기술이전을 목표로 한다. 현재 선행연구를 통해 확보한 9개 소재를 스크리닝(화학물질에 대해 특정한 성질을 갖고 있는 것을 찾아내는 일) 후 선정된 소재에 대해 최적 추출공정을 확립했다.

김태우 교수는 "현재 강원도 로컬푸드 사회적경제기업의 경우 자체 유통망과 전문R&D인력을 100% 충족하는 곳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강원도내 로컬푸드 중소기업과 신생 로컬푸드 사회적경제기업의 협업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업모델을 통해 유통망 다변화와 R&D 전문성을 높여 신성장동력의 발판을 마련하자는 얘기다.

◆기업수요 맞춤형 지원 = '기업지원' 사업은 중간지원기관과 지역혁신기관간 협력체계를 구축, 기업수요에 맞게 기술·사업화·판로 등 맞춤형 지원에 힘쓴다.

이중 기술지원은 상지대 산학협력단이 교육, 레시피 개발, 시제품제작, 기술지도, 인증 지원, 제품고급화, 시험분석을 돕고 있다.

사업화는 강원테크노파크에서 제품상용화, 인증획득, 포장디자인개발 등을 지원한다. 판로지원은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강원곳간 협동조합' 설립과 통합지원체계 구축을 큰 축으로 추진하고 있다. 강원곳간은 강원도 사회적경제 물품 공동브랜드다.

김상섭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혁신성장팀장은 "이러한 활동이 단발적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강원곳간 협동조합을 설립했다"며 "현재 15개기관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온·오프라인 판매와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곳을 통해 식자재 공동 구매시스템과 공동 납품시스템 구축도 완료했다. 사회적경제조직들이 협력해 개발한 로컬푸드 수제도시락 '강원만찬'도 인기다. 강원도 사회적경제기업들은 '강원곳간' 공동브랜드 개발이후 서서히 매출 상승과 고용창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홍천한우사랑말'은 2014년 75억원 매출에서 2018년 170억원(강원곳간 외 자체 매출 포함)을 기록할 만큼 스타상품이다. 지난해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26만명, 매입두수는 1009두에 이른다.

'홍천한우사랑말'은 한우농가 최초의 사회적기업으로, 사료부터 정육까지 농가가 운영하는 완전직거래를 실현했다.

'화이통협동조합'은 꽃차를 비롯한 힐링상품으로 주목받는 조합이다. 꽃으로 통한다(花而通)는 뜻의 화이통은 청정 영월지역에서 꽃차를 만들고 학생들 직업·인성교육과 마을 어르신 텃밭을 이용한 꽃재배를 통해 소득창출에 기여한다.

'고원농산'은 곤드레 취나물 시래기 등 기업이 소재한 정선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즉석으로 밥에 비벼먹는 로컬푸드 상품이다. 이 제품은 올해 G마켓 기획전에서 열흘동안 6000개 이상 판매됐고, 약 1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회적경제기업도 가격과 제품경쟁력을 갖출 경우 일반시장에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김상섭 팀장은 "산업부 커뮤니티비즈니스 활성화사업이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의 사회적경제 생태계 토대를 구축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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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위한(For the community), 지역안에서(In the community), 지역자원 활용(By the commu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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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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