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러 대구 간다더니 해외여행 다녀와

2020-04-06 11:14:50 게재

자가격리 외면 … 도 넘은 '일탈'

코로나19 확산 차단노력에 '찬물'

지자체 고발 … 정부도 처벌강화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이 깔린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거리를 활보하고 대구에 봉사하러 간다며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등 일부 시민들이 지자체의 코로나19 차단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해당 지자체는 이들을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정부도 5일부터 격리조치를 어겨 고발될 경우 벌금 300만원 이하에서 '징역 1년 이하 또는 벌금 1000만원 이하'로 법 적용을 강화했다.

5일 경기 군포시에 따르면 군포시는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미술관 복권방 등을 다닌 50대 부부와 딸 3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부부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효사랑요양원의 첫 번째 사망자인 85세 여성의 아들과 며느리다. 남편(58)은 자가격리 해제 하루 전인 지난 1일, 부인(53)은 이틀 뒤인 3일 확진됐다. 이들 부부는 자가격리 앱을 '집'으로 설정해 놓고 격리 기간 중 6~7일을 외출했던 것으로 역학조사 결과 밝혀졌다.

경북도, 코로나19 극복 희망 나무 심어 | 제75회 식목일인 5일 경북도청 앞마당에서 이철우 경북지사가 직원 20여명과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염원하는 희망 나무를 심고 있다. 기념 식수 표지석에는 코로나19 극복 의지와 희망을 담은 글을 새겼다. 사진 경북도 제공


평택시는 '대구로 봉사간다'고 홍보해놓고 동남아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한 한의원을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확진된 A씨의 역학조사 결과 이 한의원 직원들과 지난달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달 16일과 24일 '대구로 봉사갑니다' '봉사 다녀왔습니다'라는 거짓 문자를 고객에게 발송했다.

서울 강남구도 5일 자가격리 기간에 무단이탈했다 확진을 받은 여성(64·청담동)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 여성은 지난 1일 자가격리 통지를 받았으나 다음날 회사에 출근했다가 강남구보건소를 방문해 검체검사를 받았고 음식점에서 식사한 뒤 귀가했다. 강남구는 격리 중 무단이탈을 막기 위해 모니터링 담당공무원과 경찰관이 함께 하루 한차례 자가격리자를 불시 방문하고 있다. 전화연결이 안되거나 격리장소에 없으면 CCTV 등으로 이탈 여부를 즉시 확인한다.

지난 4일 전북 군산에서는 자가격리 권고를 받은 베트남 국적의 유학생 3명이 위치추적을 피하기 위해 거주지에 휴대전화를 두고 나갔다가 적발됐다. 시는 이들을 법무부에 통보하는 등 강제 추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시는 다량의 해열제를 먹고 검역을 통과한 10대 유학생을 고발키로 했다. 지난달 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 유학생은 미국 기숙사에 머물던 지난달 23일부터 발열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자 비행기 탑승 전 해열제를 복용했고, 현지 발열 검사와 인천국제공항 입국 검역을 통과했다.

인천 남동구와 미추홀구는 자가격리 기간 보건당국의 연락을 받지 않고 격리장소를 무단이탈한 20대 남녀를 각각 경찰에 고발했다. 충남도는 지난달 28일 미국에서 입국해 다음날 해변으로 굴을 따기 위해 격리 장소를 무단이탈한 70대 여성을 고발했고, 광주시는 지난 3일 해외에서 입국한 A씨가 택시와 KTX를 타고 충청지역으로 이동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대구에서만 코로나19 자가격리 지침을 어긴 혐의로 지금까지 24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이처럼 자가격리 위반사례가 잇따르자 지자체들은 주민신고제 운영, 불시점검 등으로 이탈자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지자체·경찰과 협조체제를 갖추고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 자가격리자 이탈여부를 24시간 확인하고 불시점검도 주 2회씩 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자가격리자는 자가격리 앱 설치를 거부할 수 있고 해외입국자가 앱을 설치한 경우도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외출하면 이탈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군포시 관계자는 "앱과 전화만으로는 관리에 한계가 있지만 CCTV 블랙박스 등으로 동선을 확인해 방역수칙을 어길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고발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자가격리자 스스로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게 감염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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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홍범택 김신일 최세호 곽재우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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