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38%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

2020-04-06 10:44:30 게재

국내 해운기업 설문조사 … 3월 매출 27% 감소

국내 해운기업은 코로나19의 영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하거나 더 크다고 평가하고 있고, 위기의 시간도 더 장기적일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해운기업들이 코로나19 위기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HMM(현대상선)은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유럽항로에 투입할 예정이다. 사진은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 HMM 제공


◆자금지원 시급 =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한국선주협회 등록회원사 144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 74개(컨테이너 17, 건화물 31, 유조선 19, 기타 7) 기업 중 38%가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해운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답했다. 46%는 비슷하다고 답했고, 더 작다고 응답한 기업은 14%로 나타났다. 설문은 지난달 17~20일까지 4일간 진행했고, 결과는 2일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과 물동량 감소도 드러났다. 코로나19가 해운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매출 및 물동량 감소 등)에 대해 '나쁨' 이상으로 응답한 기업은 78%(나쁨 39%, 심각 23%, 매우 심각 16%)로 조사됐다. 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해운기업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3월)에 비해 평균 27.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코로나19가 해운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 장기적'일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39%로 '비슷할 것'(35%), '더 단기적'(24%)보다 많았다.

응답한 해운기업 중 49%는 코로나19의 충격이 해소되기까지 3~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고, 6개월~1년 걸린다고 예상한 곳은 38%를 차지했다. 5%는 1~2년, 4%는 1~2개월, 3%는 2년 이상을 예상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지원 등 경영자금 지원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해운기업에 가장 필요한 지원방안 중 '유동성 지원 등 경영자금 지원'을 응답한 기업이 67%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대출금리 인하' 14%, '국적화물 적취율 제고 지원' 11%, '기타' 4%, '세제지원' 3%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지원이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72% 기업이 '지금 즉시'(36%)나 '2개월 이내'(36%)에 정부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3~6개월'은 23%, '6개월~1년' 이내는 3% 순으로 나타났다. '1~2년 이내'의 지원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로 나타났다.

◆유럽·중국 물류 어려움 커져 = 해양수산개발원은 코로나19로 유럽연합 중국 등에서 물류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국들은 해상·항공 운송이 줄어들면서 운송공급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해상운송은 빈컨테이너가 부족해 짐을 실을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아시아에서 출발하는 물동량은 급격히 줄었고 유럽에서 출발하는 물동량은 활발해 유럽의 컨테이너항만에 빈 컨테이너가 부족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항만은 운영을 지속하고 있지만 유럽연합 주요 선사들의 3월 수송 실적은 평소 대비 20~30%까지 떨어졌다. 중국 등 아시아에서 출발하는 항로의 선박도 줄어들어 화주가 선박을 구하는 일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기업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코로나19로 인한 컨테이너 화물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서비스 횟수를 감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단기적으로 물량회복이 쉽지 않아 당분간 공급량 감소를 통해 운임을 관리할 예정이다. 중국 항만으로 기항하는 선박은 3월 둘째주부터 지난해보다 5~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를 포함한 선사들은 선제적으로 해운 수요 감소에 대비해 공급을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 해운동맹 중 하나인 오션얼라이언스도 아시아-유럽항로에 대한 공급 축소를 예고했다.

중국은 항만물동량 감소현상이 뚜렷하다. 2월 누적 중국 항만물동량 10.1% 줄어 1970년 이후 역사상 두 번째로 물동량 감소를 경험했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는 올해 중국항만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2.0~5.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중국은 후베이성을 제외한 모든 항만이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처리량은 과거에 비해 소폭 줄었다. 중국 항만물동량 비중은 전 세계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물동량 감소는 해운수요감소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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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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