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감염병대응 국제기구설립 주도

2020-05-28 11:22:37 게재

6월 국제회의, 40여개 도시대표 참가

화상회의·유튜브 중계 등 비대면으로

팬데믹 맞설 도시협력 국제기구 제안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코로나 이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대규모 국제화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린다. 회의를 개최하는 박원순 시장은 코로나19 등 대유행을 몰고오는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도시 수장들이 중심이 된 국제기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서울에서 'CAC(Cities Against Covid19) 글로벌 서밋 2020'을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서울시가 전세계 40여개 도시, 120여명이 참여하는 감염병 대응 온라인 국제회의를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개최한다. 박 시장은 도시정부 시장회의에서 세계도시간 협력을 강화할 국제기구 설립을 제안할 예정이다. 사진 서울시 제공


세계도시간 공유, 협력, 연대라는 주제 아래 방역을 중심으로 기후·환경·교육 등 15개 분야에서 국제회의가 열린다. 모든 회의는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서밋에는 세계도시 수장 등 120여명의 도시 대표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코로나 이후 세계적으로 시도된 다양한 비대면 국제회의 중 가장 큰 규모라는 게 시 관계자 설명이다.

박 시장이 한달 만에 이같은 대형 국제행사를 추진한 이유는 포스트 코로나 주도권 선점을 위해서다. 전세계 메가시티중 가장 낮은 사망률 등 서울 방역 사례가 소개되면서 서울은 전세계 국가와 도시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서울시가 여러 나라 요청으로 코로나19 방역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온라인 플랫폼 CAC는 조회수가 두달 만에 600만건에 달했다. 박 시장은 이를 기반으로 지금이 한국이 표준국가, 선도국가로 치고 나갈 수 있는 역사적 전환기이며 이를 서울이 주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서밋 최대 관심은 감염병 대응 국제기구 설립이다. 그간 열린 수십차례 화상회의가 '공유'를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 회의는 국제사회의 실질적인 협력과 연대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과정에서 전세계적으로 도시 역할이 부각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늑장대처, 중국, 미국, 일본 등에서 정부 무능론이 확산된 반면 각국 도시와 지방정부는 정부보다 앞서 검사를 실시하고 자체적으로 진단키트를 수입하는 등 선제적 방역에 주력했다. 박 시장은 다음달 2일 진행될 도시정부 시장회의에서 기조발제를 한 뒤 감염병 대응 국제기구 설립을 제안한다. 국가 중심 WHO 체계를 보완하고 국제보건의료 협력체계를 도시 중심으로 재편할 실질적 국제기구가 필요하다는 게 박 시장을 포함,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다수 도시 시장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기후·환경·문화·대중교통·스마트도시 등 다양한 분야의 도시별 담당자들은 분야별 화상회의를 별도로 진행한다. 시민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각 도시별 담당자들 만남을 통해 분야별 협력과제 등 구체적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주최측은 기대하고 있다.

관심이 모이는 또다른 행사는 박 시장과 세계적 석학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일대일 대담이다. 한국에도 많은 독자를 보유한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탁월한 문명사 고찰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총·균·쇠' 저자다.

90분간 두 사람의 대화로 구성되며 유튜브 등을 통해 전세계에 중계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이후 인류의 미래, 도시 대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행사를 기획·총괄하는 서울시 관계자는 "전 지구적 환경변화, 도시 집중 등 현상으로 신종 감염병 대유행이 잦아지고 이에 대응할 도시간 정보 교류, 협력 필요성이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회의 성과에 따라 하반기 추가 개최, 정례화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번 서밋을 통해 서울이 국제 표준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이미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 등 도시중심 국제기구 설립을 주도하고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경험이 있다. 박 시장은 "코로나로 촉발된 대전환의 시대, 전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도시의 표준이 만들어지는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COVID-19)" 연재기사]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이제형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