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반도에서 멸종위기종 50종 확인

2020-09-18 12:01:12 게재

DMZ생태연구소·파주환경련 생물상 조사에서 48종

전략환경평가에서 ‘멸종위기2급’ 2종 추가 확인돼

문산-도라산고속도로가 추진중 인 임진강 하구 장단반도 일대에서 50종의 멸종위기 생물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1급 생물은 ‘수달’(어민 탐문) ‘참수리’ ‘저어새’ ‘두루미’ ‘황새’ ‘검독수리’ ‘흰꼬리수리’ ‘수원청개구리’ 8종이다. 멸종위기 2급은 ‘물범’(탐문) ‘삵’ ‘재두루미’ ‘흑두루미’ ‘개리’ ‘큰고니’ ‘남생이’ ‘돌상어’ ‘물장군’ ‘참호박뒤영벌’ 등 42종이다. 물범과 참호박뒤엉벌은 국토부 전략환경평가 과정에서 확인됐다.

특히 문산-도라산고속도로 건설 예정지는 멸종위기 조류의 6년 평균 개체수가 매우 많은 지역으로 확인됐다. 노선 예정지 인근에서 관찰된 멸종위기1급 조류는 ‘검독수리’ ‘두루미’ ‘저어새’ ‘흰꼬리수리’ 등이다.

DMZ생태연구소와 파주환경운동연합, 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은 10년 이상 이 지역의 생물상을 조사해왔다. 그 결과 ‘두루미’ ‘수달’ ‘수원청개구리’ 등 총 48종이 발견됐고, 법정보호종은 아니지만 생태적으로 중요한 ‘긴다리소똥구리’ ‘초원수리’ ‘동쪽애물방개’도 확인됐다.

DMZ생태연구소는 2005년부터 2019년까지, 15년 동안 서부 민통선 일대에 도래하는 겨울철새를 매주 일정한 동선으로 조사해 개체수를 집계했다. 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 파주환경운동연합 등도 2012년부터 주 1회씩 이 지역 생물상을 조사해왔다.

도라산고속도로 계획노선 경로는 일부 경작지 이외에는 대부분 미확인지뢰지대다. 식물이나 저서무척추동물 등은 지뢰 때문에 사실상 제대로 조사할 수도 없다.

고속도로 교량이 관통하는 임진강도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어류 조사는 어부들에게 의존해야 한다. 접경지의 특성상 양서류와 곤충 조사에 꼭 필요한 야간조사도 불가능하다.

노현기 파주환경련 정책국장은 “민통선이라는 여러 가지 조사상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50종의 멸종위기종이 확인됐다”며 “최근 한국도로공사가 ‘생물상 공동조사’를 제안해왔지만 참여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노 정책국장은 “전 구간이 지뢰지대로 조사 자체를 할 수 없는 곳에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것 자체가 환경영향평가법을 무시하는 초법적 발상”이라며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DMZ를 소중히 여기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이곳의 생태환경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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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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