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적립금 주식투자, 수익률 낮아

2020-10-30 12:50:21 게재

1조5000억원 투자해 63억원 손실

서동용 의원 "일부는 원금 회복 불가능"

2019회계연도 사립대학이 적립금으로 투자한 유가증권 원금은 1조5000억원에 달했지만 6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사실은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2019 사립대학별 교비회계 적립금 유가증권 투자현황'을 제공받아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이에 따르면 4년제 일반대학 39곳과 전문·원격대학 19개교의 유가증권 투자원금은 1조5308억원이다. 원금 대비 평가손실액은 63억원으로 0.4%의 손실률을 나타냈다.

일반대학은 약 1조3490억원을 투자해 123억원의 수익을 거둬 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원금 1812억원 중 187억원을 까먹은 전문·원격대학들의 수익률은 -10.3%였다.

유가증권 유형별로 평가차액과 수익률을 살펴보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증권은 기업의 자본에 투자해 얻은 주식인 지분증권으로 약 40억원(수익률 6.1%)의 수익을 올렸다. 반면 증권의 예탁을 받은 자가 발행하는 증권예탁증권은 약 2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수익률 -45%를 기록했다.

2019년 기준 200억원 이상 유가증권에 투자한 사립대학은 총 18개교로 확인됐다. 투자 원금 대비 수익을 기록한 사립대학은 총 9개교로 약 180억원을 벌어들였다. 반면 적자를 기록한 대학은 9개교로 손실액이 약 190억원으로 나타났다.

200억원 이상 투자한 대학 중 수익률이 가장 낮은 학교는 명지전문대다. 명지전문대는 투자원금이 213억원이었으나 평가액이 89억원으로 124억원 가량 감소했다. 사실상 원금 회복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경남대와 서강대의 손실률이 각각 8.9%(손실액 26억원), 8.3%(손실액 11억원)로 뒤를 이었다.

반면 포스텍(포항공대)은 1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월 말 포스텍의 유가증권 평가액은 385억원으로 투자원금과 비교해 47억원의 수익을 냈다. 홍익대는 64억원으로 평가이익 규모가 가장 컸다. 다만 투자원금이 3077억원에 달해 수익률이 2.1%에 불과했다.

서 의원은 "적립금을 활용해 증권 투자에 나선 대부분의 대학들은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거나 심지어 일부는 원금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학생과 교직원의 교육 활동에 쓰여야 하는 적립금인 만큼 최소한의 안정성이 담보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부는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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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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