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18.5%는 '탄소'로 이루어졌다

2022-12-19 11:24:32 게재

1000만 가지 화합물 만드는 '원소의 제왕'

탄소(炭素 Carbon)는 금속이 아닌 화학 원소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 가운데 18.5%를 차지한다. 기호 C는 라틴어 Carbonium에서 유래한 것이다.

탄소는 지각을 구성하는 원소들 가운데 15번째로 많다. 우주에서는 수소 헬륨 산소 다음으로 풍부한 원소다. 탄소의 모습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장 부드러운 흑연과 가장 딱딱한 다이아몬드가 대표적이다. 탄소는 수많은 화합물을 만들 수 있다. 탄소화합물은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약 1000만개 정도다. 그래서 탄소는 '원소의 제왕'이라고 불린다.

불타는 석탄. 석탄은 4억년 전 석탄기에 지구에 살았던 식물의 화석이다. 4억년 전의 햇빛에너지가 탄소의 형태로 식물 속에 저장됐다가 화석으로 굳어진 것이다. 화석연료는 4억년 전의 햇빛에너지다.


영국의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은 우주에 존재하는 탄소 원자 대부분이 태양과 같은 별 깊숙한 곳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별들은 대부분 수소로 이루어져 있고 안쪽 깊숙한 곳에는 엄청난 온도와 압력이 작용한다. 별 한가운데서 수소가 융합해서 헬륨이 되면 '헬륨 연소'가 시작되고 그 과정에서 탄소가 만들어진다.

별 속에 갇혀있던 탄소가 어떻게 별 밖으로 나왔을까? 태양보다 큰 별이 수명을 다하면 커다랗게 부풀어올랐다가 핵반응의 최종 산물인 철-56이 만들어진다. 별의 중심이 철로 바뀌면 중력이 강해진다.

중력의 힘이 커지면 별의 모든 질량이 빛의 속도로 안으로 당겨지면서 온도와 압력이 엄청나게 올라가고 결국 붕괴한다.

'초신성 폭발'이다. 주기율표에 있는 원자의 절반 이상이 이 과정에서 만들어졌고, 폭발과 함께 우주 전체로 퍼졌다.

현재 우주에 있는 탄소 대부분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긴 세월을 거치면서 우주의 탄소 농도는 점점 높아져 지금은 수소 원자 1000개에 5개의 비율로 늘었고 우주에서 4번째로 풍부한 원소가 되었다.

예로부터 탄소는 숯의 형태로 쓰였다. 'carbon'이라는 이름은 숯을 뜻하는 라틴어 carbo에서 왔다. 한자어 탄소(炭素)는 독일어 Kohlenstoff에서 온 것이다.

탄소 화합물은 지구 모든 생명체의 삶에 근본적인 영향을 끼친다. 탄소와 질소의 순환은 태양과 여러 별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를 생명체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지구상 대표적인 탄소화합물은 CO2(이산화탄소) CO(일산화탄소) CH4(메테인) C6H12O6(포도당) C2H6(에테인) 탄화수소 등이다.

대부분 유기물이지만 이산화탄소나 일산화탄소는 유기물이 아니다. '유기물'은 광물에서 얻을 수 있는 '무기물'의 상대적 개념이다. 탄소를 갖고 있는 화합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면 유기물, 없으면 무기물이다.

탄소를 갖고 있지만 무기물로 분류되는 화합물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이산화탄소다. 이산화탄소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로 대기중 배출을 규제한다.

2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질소나 산소는 적외선을 흡수하지 않는다. 반면 3개 이상의 원자로 구성된 이산화탄소 메탄 오존 이산화질소 수증기 등은 적외선을 붙잡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온실가스라고 한다.

지구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물질은 의외로 '석회암'이다. 100조t 단위로 보면 △대기 0.023 △생물 및 사체 0.145 △화석자원 0.27 △물(바닷물과 민물) 1.30 △퇴적암 중 유기탄소 250 △석회암(탄산염) 1600 순이다.

암석 형태로 존재하는 탄소가 지구에 있는 탄소량의 99.9%를 차지한다.

[관련기사]
[배출권거래제와 탄소국경조정제] 시장 왜곡 줄이려면 '탄소배출권 할당' 바꾸어야
"2030 NDC(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달성 위한 거버넌스 미흡"

글 사진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남준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