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본격 유입, 내수부진 만회 기폭제될까

2023-09-12 10:38:36 게재

정부, 유커 150만명 유치 목표로 총력전 방침

면세업계 등 중국 단체여행 허용 뒤 매출 상승

중국 부동산업체 디폴트 면해 … 내수 청신호

하반기를 맞아서도 내수와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한국을 찾기 시작한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이 내수 활성화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정부도 하반기 '유커 150만명 유치'를 목표로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유커 유입에 활기 찾은 번화가 |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 가운데 12일 서울 명동이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여기에 지난달부터 중국인 단체여행 방한이 허용되면서 실제 관련 업계의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우려했던 중국 부동산발 위기도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내수 활성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6년5개월만에 단체여행 허용 = 지난달 중국 정부가 6년5개월 만에 한국행 단체여행을 허용하면서 방한 관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방한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7월 144만8000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0년 7월 6만1000명까지 줄었다가 올해 7월 103만2000명까지 회복됐다.

정부는 유커의 단체여행 허용이 내수 활성화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4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하반기 중국 관광객 150만명 유지를 목표로 민간과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함께 발표한 '중국인 방한관광 활성화' 대책은 중국인의 입국에서 출국까지 전 과정 편의성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커 150만 유치 목표 = 정부는 올 하반기에 '유커' 150만명 유치를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유커 대상 전자 비자 발급 수수료 연말까지 면제 △100인 이상 단체관광의 경우 전담 비자, 관광 담당 제공 △명동 등 면세점 구매 시 관련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는 장소 200곳 확대 △간편결제 서비스 가맹점 25만 곳으로 확대 △내년 3월까지 출발하는 항공편을 10월 15일까지 예매 시 대폭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수요맞춤형 관광상품 마케팅으로 기업포상 관광시장 타깃 현지 로드쇼 개최 △중국 여행사 우수관광상품 선정 △팸투어 등 홍보 지원 △의료관광 동반자 비자 발급 확대 등 출입국 개선방안 등을 발표했다. 중국인의 관광경비 지출액이 전체 외국인 평균보다 38%나 높다는 것이 정부 분석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9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6일 황금연휴를 마련한 것도 내수 활성화 촉진 방안의 일환이다.

◆유커 효과 조짐 보여 = 유커들의 단체방한여행 허용의 긍정적 효과는 이미 진행형이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단체관광이 풀린 직후인 지난달 23~29일 중국인 매출은 전주보다 16%가량 증가했다. 대표적인 헬스뷰티 스토어인 CJ올리브영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진행한 대규모 정기세일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28% 늘었다. 특히 외국인 매출의 핵심지인 서울 중구 명동 일대는 매출이 5배 이상 늘었다.

또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과 국경절이 겹치는 황금연휴(9월29일~10월 6일) 기간을 앞두고 있어 방한 관광 활성화의 기대감이 커질 전망이다. 항공업계도 중국 관광객 입국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항공편이 증편될 전망이다. 정부는 공항 슬롯(이착륙 운항시각)을 확대해 한중간 항공편을 증편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중국 부동산 위기 어디로? = 한편 중국 부동산 위기는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발 금융위기의 뇌관이었던 중국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은 만기일 직전 채권 이자를 지불해 디폴트(채권불이행)를 면했다.

다만 비구이위안이 올해 안에 갚아야 할 해외 채권 규모는 1억6200만달러(2950억원)가 남아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발행채권과 대출금 등 비구이위안이 진 빚은 모두 150억달러(2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면서 "중국 부동산 위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진단했다.

하락하던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등 중국 경제지표가 최근 안정되고 있다는 점도 희소식이다.

12일 블룸버그는 중국의 물가하락 압력이 다소 줄어들면서 경제가 안정되어 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3% 하락하며 물가하락 우려가 커진 바 있다. 하지만 8월 0.1% 상승하면서 물가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 하락했으나 전달(-4.4%) 대비 하락 폭이 감소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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