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블루오션' 아프리카와 손잡은 추경호 부총리

2023-09-14 10:40:08 게재

부산에서 한-아프리카 경제협력 장관회의 개최

아프리카, 광물매장량 30%의 '공급망 핵심대륙'

2025년까지 역대최대 8조규모 금융패키지 지원

우리 정부가 아프리카에 2025년까지 역대최대인 8조원 규모의 금융패키지를 지원하기로 했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부산에서 열린 제7차 한·아프리카 경제협력(KOAFEC) 장관회의에서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수출금융 등을 통해 8조원 규모까지 늘리겠다고 공표했다.
추경호 부총리, 2023 한-아프리카 경제협력 장관회의 참석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부산 기장군 아난티 힐튼호텔에서 열린 '2023 한-아프리카 경제협력(KOAFEC) 장관회의'에서 각국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는 이날 공동선언문을 통해 아프리카 에너지 개발과 농업혁신, 지식과 역량개발 부문에 역점을 두고 2025년까지 대외경제협력기금과 수출금융 등을 통해 60억달러(약 7조9698억원) 규모의 금융 패키지를 지원하기로 했다.

◆배터리 핵심소재 대량 매장 = 정부가 아프리카 지원에 공을 들이는 한 배경은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하는 측면도 강하다. 아프리카에는 '세계적 광물자원 부국'이 몰려 있다. 특히 전기차와 스마트폰, 노트북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과 코발트, 니켈 등이 대량 매장돼 있다. 국내에선 요소수 사태 등을 겪으며 중국의 자원무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공급망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한국수출입은행이 발간한 '아프리카 지역 핵심광물 부존 현황 및 시사점 이슈보고서'를 보면 아프리카는 세계 광물 매장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기준 광물자원 의존도가 높은 상위 15개국 중 10개국이 아프리카 국가였다. 광업은 아프리카 정부의 재정수입 및 외화수입 중 상당 부분에 이르고 있다.

특히 4대 핵심광물별로만 보면 아프리카는 자원부국이다. DR콩고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73%를 차지했다. 니켈의 경우 가장 많은 생산량을 차지하는 건 인도네시아지만, 탄자니아 서부 지역에도 상당량이 매장돼 있다. 리튬은 아프리카 내 짐바브웨와 나미비아의 생산률이 높다. 흑연은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탄자니아가 손꼽힌다.

이미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통해 대규모 차관과 사업투자 방식으로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중국. 이미 아프리카 시장 석권 = 한편 정부는 이번 KOAFEC 공동선언문에서 △인프라, △IT △인적자원개발 △경제개발경험공유 △농촌개발 △녹색성장 등 6개 중점협력분야를 통해 약 60억달러 규모의 금융패키지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한국의 발전된 첨단산업과 아프리카의 성장잠재력, 국제적 중추성이 결합한다면 가장 강력한 연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의료기자재 공급, 한-아프리카 에너지 투자 프레임워크(KAEIF)를 체결해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추 부총리는 특히 "한국이 과거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지원을 보답하는 의미에서 2030년 부산엑스포를 유치하려 한다"며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참가국 재무장관과 추 부총리 간 면담은 14일 오전까지 이어졌다. 아프리카 각국 재무차관 등 기타 참석자들은 김병환 제1차관, 최지영 국제경제관리관과 연쇄면담 및 만찬 환담을 갖는다.

KOAFEC 장관회의는 한국의 경제 개발 경험 전수와 자원 개발 협력, 국내 기업의 아프리카 시장 진출 지원 등을 논의하는 자리로, 2006년부터 격년으로 개최돼왔다. 2018년 제6차 회의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으나, 한국의 AfDB 가입 40주년을 맞아 올해 5년 만에 다시 열렸다. 회의에는 아프리카 54개국 중 38개국 대표단(장관급 18명·차관 등 20명)이 참석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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