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 해소되나

2023-10-17 10:39:27 게재

EU, 주내 두 차례 공수작전 … 바이든 미 대통령 18일 이스라엘 전격 방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밀집지역인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극심해지면서 유럽연합(EU)이 공수작전을 예고했다. 또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 이스라엘 방문을 예고했고,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과 인도주의 지원계획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격에 따른 부상자들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들이 트럭을 타고 가자시티 시파 병원에 도착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저녁까지 2670명이 사망하고 9600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자시티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인도주의적 지원과 원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들이 하마스의 야만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내에 두 차례 항공기 운항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주말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규모를 2500만유로(약 356억원)에서 7500만유로(1070억원)로 3배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U는 이집트에서 의약품, 위생 키트 등 생존물품을 가자지구내 인도주의 기구로 공급할 계획이다.

야네즈 레나르치치 EU 위기관리 담당 집행위원은 "사람들에게 연료와 물, 식료품과 의약품이 제공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이집트와 가자지구 간 라파 국경 통행로가 개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식수 연료 전력까지 모두 끊고 공습을 진행하면서 극심한 인도주의 위기를 부른 상태다. 더구나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에 앞서 주민들에게 가자지구 남부로 이동하라고 명령하면서 가자 남부에만 식수 공급을 일부 재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이날 가자지구 피란민 보호시설이 수용능력을 훨씬 초과한 상태라고 밝혔다.

필리페 라자리니 난민구호기구 집행위원장은 동예루살렘에서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가자의 우리 UNRWA 동료들은 더는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집트는 팔레스타인 난민의 자국 유입에는 반대를 하면서도 이스라엘의 거부로 인도주의적 물품마저 가자지구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책임을 돌리고 있다.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국제여론이 나빠지면서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서로 책임회피를 하는 모양새다.

일부에서는 가자지구와 외부를 잇는 통로가 열릴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집트와 이스라엘, 미국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약 8시간에 걸쳐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라파 국경 통행로'를 일시 휴전과 함께 재개방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성명을 통해 "외국인 철수와 인도적 지원을 위한 휴전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축했고, 하마스도 휴전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8일 이스라엘을 전격 방문키로 결정 함에 따라 이팔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은 이번 방문을 통해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불러올 막대한 재앙을 막는 동시에 하마스에 대한 응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는 지적이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과 인도주의 지원계획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방문에 앞선 사전정지 작업으로 해석된다.

이런 분위기와는 별개로 가자지구 교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가자지구의 알쿠드스 병원 주변까지 이스라엘의 폭격이 가해졌으며 이스라엘은 가자 거주민을 향해 남쪽으로 대피할 것을 사흘 연속 촉구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3000명에 육박하며, 부상자는 1만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1500명 가량이 숨지고 약 4000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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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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