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신사업으로 중동신화 재현

2023-10-24 11:20:49 게재

중동건설 붐에서 전기차·수소로

첨단 플랜트·원전사업 잇단 수주

"선대회장 도전정신 손자가 계승"

현대자동차그룹이 첨단 신사업으로 중동신화 재현에 나섰다. 중동건설 붐을 일으킨 정주영 선대회장 도전정신을 전기차·수소에너지 등 첨단산업으로 이어받은 셈이다.

정의선(왼쪽 세번째) 현대차그룹 회장이 23일(현지시각) 사우디 서북부에 조성 중인 네옴시티(NEOM CITY)주거공간 '더 라인'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사진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은 중동에서 △현지 완성차 생산거점 구축을 통한 전기차 등 신규 수요 창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협력 △첨단 플랜트 수주 확대 등으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중동은 정주영 선대회장이 '중동신화'를 창조한 지역으로 그룹에게 의미가 깊다. 시대를 앞서가는 경영철학과 추진력으로 1970년대 초대형 프로젝트를 성사시켜 중동신화 주역이 됐다. 특히 1976년 '20세기 최대 역사(役事)'라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해 중동 붐을 이끌었다.

산업계 관계자는 "정주영 선대회장의 불굴의 도전정신을 현대차그룹만의 헤리티지(유산)로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선대회장으로부터 이어져 온 도전 DNA로 첨단 신사업을 개척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3일(현지시각)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에 조성중인 네옴시티 주거공간인 '더 라인'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현대건설은 더 라인 구역 하부 고속ㆍ화물철도 운행용 지하터널 12.5km 구간을 시공 중이다. 산악지형에 위치해 고난도 기술력이 요구된다.

정주영 선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건설 현장을 둘러보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제공


정의선 회장은 현대건설 임직원들에게 "현대건설이 신용으로 만든 역사를 현대차그룹도 함께 발전시키고 책임감을 가지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 회장은 22일 현대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간 'CKD(반조립제품) 공장 합작투자 계약' 체결식에도 참석했다. 사우디는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는 21% 점유율로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사우디에 그룹 최초 완성차 생산공장을 완공해 전기차 등 다양한 차종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 사우디와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해 중동 친환경 에너지 저변 확대를 꾀한다. 사우디 수소사업업체, 사우디 대중교통 운영업체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죽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020년부터 수소전기차 수소전기버스 수소전기트럭 등을 중동에 공급하고 있다.

대형 첨단 플랜트 수주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로부터 3조원 규모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2단계'를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6월 6조5000억원 규모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설비사업 '아미랄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밖에 중동 5개국에서 건축 오일·가스 플랜트 항만 원자력발전소 등 모두 26조3000억원 규모 23개 건설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이집트 터널청이 발주한 7557억원 규모 카이로 2, 3호선 전동차 공급과 현지화 사업을 확보했다. 수소전기트램 등 수소 기반 친환경 철도차량 기술력을 토대로 중동 철도 인프라분야 진출도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사우디 주아이마유전의 천연가스 액체공장 확장공사 후판공급을 완료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동은 정주영 선대회장이 중동신화를 창조한 상징적인 지역"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이곳에서 사업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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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주 이재호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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