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는 어린이들 묘지"

2023-11-07 11:14:48 게재

유엔 사무총장 "즉각 휴전"

팔 민간인 사망자 1만명 넘어

"가자는 어린이들의 묘지가 되고 있다. 매일 수백명의 소년과 소녀들이 죽거나 부상당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한 달째를 맞이한 이날 가자 보건부는 어린이 4104명을 포함해 가자지구에서 1만 22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민간인 학살을 막기 위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은 멈추지 않고 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성명을 올려 "전쟁 중 평균적으로 10분에 한 명씩 어린이가 죽고, 두 명이 다치고 있다"면서 "민간인은 어디에 있든지 보호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산부와 영아 건강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가자지구에는 갓 출산한 산모와 임신 중인 여성 5만여명이 있으며 매일 180명 이상의 신생아가 태어나고 있다. 임산부 가운데 15%는 임신이나 출산 관련 합병증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병원마저 제 기능을 못하면서 일부 임부들은 피란민 대피시설이나 집, 심지어는 길거리에서 위험을 안은 채 출산하는 경우도 있다고 WHO는 전했다. 여기에 식량과 식수부족에 전쟁 스트레스까지 겹친 상황이다. 가자 지구 민간인 사망자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가 70% 가까이 되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참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국제사회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이날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을 필두로 한 유엔 고위 인사들과 산하기구 수장 등 12명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젠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여전히 휴전을 거부하고 있고, 미국은 휴전 대신 전략적인 교전 일시중지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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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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