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 휴전 끝나면 어떻게 되나

2023-11-24 10:42:10 게재

국제사회는 영구 휴전 압박 … 이스라엘 "휴전 후 치열한 전투 재개" 단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위한 나흘간의 일시 휴전에 합의하면서 향후 휴전 연장이나 영구 휴전 등 추가 조치에 대한 기대감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휴전 후 전투 재개에 대한 의지가 단호하고, 하마스 역시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마지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이 23일(현지시간) 도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알안사리 대변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일시 휴전이 24일 오전 7시부터 시작되며 휴전 첫날 이스라엘 인질 13명이 석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양측의 휴전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담당했던 마지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일시 휴전 마지막 날에 추가적인 인질 석방을 위한 후속 합의가 이뤄지고 인도적 휴전이 영구 휴전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휴전 협상에 이집트와 함께 보증을 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은 인질에 대한 추가석방 가능성을 흘리면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이스라엘-하마스 간 인질석방 및 나흘 휴전합의가 있기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하마스 측 제안을 이스라엘에 직접 전달하며 수용을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14일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하마스가 50명의 석방 대상 인질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면서 1차 50명에 이어 향후 추가로 20여명을 석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공격에 관여한 혐의로 이스라엘에 구금돼 있는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50명을 석방하라는 하마스 측 요구를 전달하고, 네타냐후 총리가 이 합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재자로 나선 카타르가 하마스의 합의 수용을 압박하도록 미국이 카타르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행을 앞둔 1차 인질-수감자 맞석방 및 나흘 휴전에 이어 추가적인 석방 및 휴전 연장 논의의 단초가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악시오스는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데이비드 바르니아 모사드(이스라엘 정보기관) 국장과 논의를 이어가며 인질 석방 협상에 핵심 플레이어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전후 처리를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간 이견도 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는 텔아비브에서 대면한 네타냐후 총리와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 사이에 전후(戰後) 가자지구 통치 방향을 둘러싸고 이견이 노출됐다고 소개했다.

맥거크 조정관이 전쟁 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에서 역할을 하길 원한다는 미국 입장을 밝히자 네타냐후 총리가 강하게 반발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와 국제기구들은 일시 휴전이 아닌 영구 휴전을 거듭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스라엘은 물론이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중동, 유럽 국가 등이 다양하게 포함돼 있는 지중해연합 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논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지중해연합 정상회담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이상적인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스라엘은 아직 영구 휴전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23일 이스라엘 해군 특공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테러단체 하마스와 짧은 일시 휴전이 끝나면, 이스라엘군은 최소 2개월간 치열한 전투를 재개할 것"이라며 "여러분은 다가오는 며칠간 처음으로 인질들이 풀려나는 것을 보게 되겠지만, 이런 상황은 짧게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기간 여러분은 전열을 정비하고 싸움의 재개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다음 인질 그룹의 석방을 위한 추동력을 쌓기 위해 전투를 계속 해야 한다. (하마스를) 압박해야만 그들을 데려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정부는 이스라엘과 전쟁이 발발한 이후 사망자 수가 1만4854명으로 집계됐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하마스 측은 이 가운데 아동이 6150명, 여성이 4000여명이며, 부상자는 3만6000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하마스는 일시 휴전이 알려진 시점에도 가자지구 북부에 위치한 난민촌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에서 "자발리아 난민촌에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산하 학교를 이스라엘이 공격, 약 3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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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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