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저항군 총공세에 군사정부 '고전'

2023-12-01 10:39:21 게재

"외부세력이 반군 지원"

후원자 중국과도 삐걱

미얀마 군사정권 타도를 목표로 한 소수민족 무장단체 동맹의 총공세가 한달 넘게 이어지면 군정 지배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군사정부 수장이 외부 세력의 반군 지원설을 제기하는 등 자신들을 지지했던 중국과의 관계도 삐걱거리고 있다.

미얀마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북동부 샨주에서 시작된 공격이 여러 지역으로 확대된 가운데 군정은 상당한 타격을 입고 수도권 방어에 집중하는 처지가 됐다.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으로 구성된 '형제 동맹'이 지난달 27일 대규모 합동 작전을 시작한 이후 미얀마군이 빼앗긴 전초기지와 주둔지 등은 최소 303곳에 달한다.

형제 동맹은 샨주에서 미얀마군 기지 224곳을 점령했다.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44개 기지, 샨주 남쪽에 있는 카야주에서도 35개 기지가 저항군에 넘어갔다.

한 달여간 미얀마군 수백명이 사망했으며, 500명 이상이 투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미얀마군을 연이어 격파하고 중국과의 국경무역 지역까지 장악했다.

형제 동맹은 공격 개시일인 10월 27일 날짜를 딴 '1027 작전'을 시작하면서 "미얀마 국민의 염원인 억압적 군사 독재를 뿌리 뽑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얀마군을 연이어 격파하고 중국과의 국경무역 지역까지 장악했다.

형제 동맹이 기세를 올리자 카친독립군(KIA), 카레니민족방위군(KNDF) 등 다른 지역 무장단체들과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군 조직인 시민방위군(PDF)이 가세하면서 2021년 쿠데타 이후 군부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소수민족 무장단체 카렌민족연합(KNU) 대변인은 "1027 작전 이후 민중 항쟁에 탄력이 붙고 있다"며 "이는 군정의 종말을 뜻한다"고 말했다.

북부 외곽 지역에서 공세를 시작한 저항군은 수도 네피도까지 진격하겠다며 점차 정권 중심부로 접근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군부의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최근 군정 명의로 낸 성명을 통해 "외국의 전문가들이 정부군에 대한 반군의 공세를 돕고 있다"고 밝혔다.

흘라잉은 특히 "지난달 북부 샨주에서 무장세력이 정부군 기지를 상대로 감행한 드론 공격에 외국인 전문가들이 개입했다"고 강조했다.

흘라잉은 성명에서 외국의 드론 전문가들이 어느 국가에서 왔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 달 8일 국가방위안보위원회(NDSC) 긴급회의에서는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미얀마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중국산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흘라잉은 당시 중국의 암묵적 지원이 없었다면 무장단체들의 공격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2021년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중국은 군정을 지지해왔으나 최근 교전이 격화하면서 양국 관계에 이상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김상범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