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윤석열정부 2기 경제팀의 과제

2023-12-05 11:23:30 게재
윤석열정부 2기 경제팀의 면모가 드러났다. 정부 중후반기 경제정책을 책임질 주체가 확정된 셈이다. 경제정책 컨트롤타워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전통관료 출신인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낙점을 받았다.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신임 정책실장과 박춘섭 경제수석이 최 부총리와 손발을 맞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끈 1기 경제팀은 건전재정과 시장경제 활력제고를 정책기조로 민생현안 해결에 정책역량을 집중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재정건전성 방어라는 성과를 남겼다는 평가도 있다. 기재부 내에선 '관료 출신의 전문성과 정치인의 관록을 동시에 갖춘 부총리'란 긍정평가가 많다. 하지만 올해 성장률이 1%대에 머물면서 경기대응에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기 초반 대규모 감세정책은 내내 '부자감세'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2기 경제팀의 최우선 과제는 물가안정을 통한 민생회복이다. 실물 경기는 이미 최악을 향하고 있다. 저소득층 실질소득은 고물가로 쪼그라들었다. 경기에 민감한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들은 이미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한국은행은 최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3.5%에서 3.6%로 올려 잡았다.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도 2.4%에서 2.6%로 상향조정했다. 고물가는 바닥경제를 더 옥죈다. 소득이 올라도 생활은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정부의 특단대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또 다른 과제는 이제 막 고개를 들기 시작한 '수출 회복세'의 유지·확대다. 부진이 심화하는 내수를 촉진할 대책도 필요하다. 실제 소비지표인 소매판매는 올 7월 이후 전월 대비 계속 감소하다 9월 0.1% 상승한 후 10월 다시 -0.8%로 집계됐다.

2000년대 들어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진 경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2009년)와 코로나19 유행 초기(2020년)를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국민들이 힘들게 버텨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담도 과제다. 은행 경쟁을 촉진해 대출금리 하락을 유도하거나, 불법사금융을 엄단하겠다고 나오는 것도 고금리 대응책의 일환이다. 우리 경제의 체력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도 경제팀의 최우선 과제다.

저성장 고착화를 극복하고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일도 시급하다. 올해 1%대 초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내년에는 2%대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잠재성장률은 2%대가 무너질 위기다. 잠재성장률 회복이 관건이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더 과감한 규제개혁과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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