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장, 유엔헌장 99조 발동

2023-12-07 11:06:34 게재

1989년 이후 34년 만에

"안보리, 휴전(가자지구) 선언해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6일(현지시간) 유엔 헌장 제99조에 따른 권한을 발동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적 휴전을 선언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공식 회부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15개 안보리 이사국에 보낸 서한에서 "이스라엘 방위군의 지속적인 폭격으로 피난처나 생존 필수품조차 없는 가자 지역의 절박한 상황 때문에 조만간 공공질서가 완전히 무너지고 제한적인 인도적 지원조차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시스템이 붕괴될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하면서 "안보리가 인도주의적 재앙을 피하도록 하고 인도주의적 휴전을 선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엔 헌장 제99조는 "사무총장이 국제 평화와 안보의 유지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모든 사안을 안보리에 제기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안보리의 휴전 촉구 결의안을 두차례 거부한 점을 거론하며 "사무총장의 99조 발동은 매우 드문 일로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다니엘 포티 유엔수석분석가는 "이 조항이 1989년 (레바논 사태 때) 발동된 이후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이 이곳 뉴욕에서 외교적, 상징적으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알자지라에 전했다.

BBC방송은 "구테흐스 총장이 안보리에 대한 불만을 강력하게 표현하고 안보리의 책임을 상기시키는 것"이라며 "그는 안보리에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하고 빠르면 이번 주에 회의를 열도록 촉구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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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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