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당장은 괜찮지만, 흑연 등 핵심산업품목 위험 확대

2023-12-11 11:09:14 게재

정부, 공급망 위험 커지자 장관급 회의 긴급 소집

관련 법 통과 … 내년 6월부터 공급망위원회 가동

정부가 11일 공급망 관련 장관급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공급망 관련 장관급 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중국이 수출을 통제한 요소수 등 산업핵심품목의 공급망 위험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요소수의 경우, 당장은 큰 문제가 없지만 흑연과 인산이암모늄 등 다른 핵심산업품목으로 위험이 확산될 수 있어서다.

경제안보 공급망 장관회의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안보 공급망 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추 부총리, 박진 외교부 장관. 사진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는 경제안보품목 지정 등 공급망 안정화 정책을 심의·조정하기 위한 범정부 컨트롤타워인 공급망위원회를 설치, 관련 정책집행을 일원화하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안보공급망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요소·인산이암모늄·흑연 등 핵심산업과 민생에 직결된 품목들의 공급망 위험 요인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망기본법이 지난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앞으로 우리 정부의 공급망리스크 대응력과 회복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6월부터 본격 가동 = 추 부총리는 "공급망기본법 시행일인 내년 6월까지 하위 규정 마련, 기금 설치 등을 마무리해 공급망 안정화 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3법 중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 자원안보특별법 제정안의 조속한 통과에 협조해 줄 것을 국회에 당부했다.

추 부총리는 요소는 최근 중국으로부터 수입 차질이 빚어진 직후 주유소 판매 물량이 평소보다 증가했지만 지난주 후반 이후 증가세 둔화하고 가격도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중국 세관에서 검역을 마친 물량 수출이 조속히 재개되도록 각 부처의 대중 소통 채널을 가동하기로 했다.

이달 중 조달청이 보유한 요소 비축 물량 1930톤을 긴급 방출하고 공공비축 규모도 1개월분에서 2개월분으로 확대한다.

◆산업핵심품목 현황은 = 정부는 중국의 수출통제에도 불구하고 요소수 가격과 재고는 평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요소수 가격은 1602원으로 전날(1599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평상시 요소수 가격은 1300원∼1800원 선이다. 또 요소수 확보 물량은 8일 기준 4.3개월분이다.

정부는 요소수 완제품 수입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접수부터 시험 합격증 발부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기존 20일에서 5일로 당기는 신속 검사 체계도 준비 중이다.

수입 다변화를 위해 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 등 차량용 요소에 할당 관세를 적용하고 산업용·차량용 요소에 대한 해상 운송비도 내년 4월까지 일부 지원한다.

내년 1월부터 자립화 용역을 추진해 중장기적으로 국내 생산시설 구축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게르마늄 등도 당장은 문제없어 = 현재 중국 정부가 지난 1일부터 수출 통제를 시작한 흑연은 업체별로 3∼5개월분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 흑연은 국내 이차전지 산업의 필수소재로 대중 의존도가 90% 이상이다.

중국이 지난 10월 흑연 수출 통제 방침을 발표한 뒤 민관합동 회의를 개최하는 등 업계와 밀착 대응하고 있다고 정부 측은 설명했다.

갈륨·게르마늄도 중국이 지난 8월부터 수출을 통제 중이지만 대체 수입처 등을 통해 수급이 가능해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정부는 진단했다. 갈륨·게르마늄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에 일부 사용된다.

인산이암모늄도 완제품 1만톤, 원자재 3만톤 등을 확보하고 있어 내년 5월까지 공급이 가능하다. 인산이암모늄은 비료에 소량으로 사용되는 원료로, 주로 복합비료에 들어간다.

최근 중국이 인산이암모늄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현재 중국 통관에서 지연되는 국내 수입 물량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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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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