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대 출신 의사 수도권 이탈

수련할 인턴 자리 부족 … 수도권이 65% 싹쓸이

2023-12-13 11:10:48 게재
지역에서 수련할 수 있는 인턴 자리 부족으로 지역의대 졸업 의사들의 수도권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민주당, 비례)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를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의대 졸업생 수 대비 모집하는 인턴정원 비율의 지역 간 차이가 컸고 졸업생 수 대비 인턴 정원 비율이 낮을수록 타 권역으로 이탈하는 경향이 나타났다.2014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10년간 의대 졸업생은 총 3만1516명, 인턴 정원은 3만2557명으로 졸업생 수와 인턴 정원이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매우 컸다.

수도권의 의대 졸업생 수 대비 인턴 정원 비율은 156.3%에 달해 다른 권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수도권에서 모집하는 인턴 정원은 2만1239명으로 수도권 의대 졸업생 1만3592명을 크게 웃돌았다. 이 기간 전국 인턴 정원 3만2557명 중 수도권 비중이 65.2%에 달해 무려 2/3를 차지했다. 다른 지역의 졸업생 수 대비 인턴 정원 비중은 수도권보다 훨씬 낮았다. 영남권 77.0%, 호남권 51.8%, 충청권 51.7%, 제주권 42.2% 등이었다.

가장 낮은 강원권은 10년간 의대 졸업생 수가 2760명이었지만 인턴 정원은 졸업생의 25.9%인 714명에 불과했다. 인턴 정원이 적으면 출신 대학이 있는 지역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서 인턴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수도권 소재 의대를 졸업했을 때 다른 지역에서 인턴을 하는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강원권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인턴을 하는 비율이 73.7%에 달했다.

의대생들은 졸업과 함께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수련병원에서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 과정을 거친다. 수련의로 불리는 인턴 1년 후 진료과목을 선택해 레지던트를 지원하고 다시 3∼4년의 기간을 거쳐 전문의를 취득하게 된다.

신 의원은 "지역에서 의대를 졸업해도 그 지역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턴 정원이 부족해 구조적으로 수도권 의사 쏠림이 악화하고 있다"며 "지역 의대 졸업 후 지역에서 전공의 수련과 취업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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