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 아슬아슬한 군사 밀착

2023-12-19 10:32:30 게재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

북 반발 등 후폭풍 예상

한미일 3국이 19일부터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warning data)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18일 북한이 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처럼 군사적 도발이 있을 경우 한 몸처럼 대응이 가능하게 된다는 의미다.

한미일이 공유하는 정보는 일단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로 한정된다. 경보정보란 △발사 추정지점 △비행궤적 △예상 탄착지점 등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북한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부터 탄착할 때까지의 정보만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 등 사전정보나 우리 측 탐지·추적 자산의 종류·위치 등의 정보는 공유하지 않는다. 신원식 장관은 18일 MBN 방송에 출연해 "이전에는 해상탐지 수단만 공유했는데 이제는 지상탐지 수단을 포함해 모든 미사일 정보 탐지 수단을 공유한다는 게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사일이 날아왔을 때 수정된 발사지점, 비행경로를 포함한 비행 특성, 최종 낙탄지점까지 24시간 365일 실시간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가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산케이신문도 19일 "3국 미사일 정보가 실시간 공유되면 그동안 파악이 어려웠던 저고도 미사일도 포착하기 쉬워지고 미사일 고도와 비행거리 등도 보다 조기에 정확히 분석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정보공유 만이 아니다. 한미일 3국은 또 내년부터 시행될 다년간의 3자훈련 계획도 수립했다. 3자훈련을 정례화하고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훈련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며 "3자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군사적으로 한층 더 밀착하게 되는 만큼 북한의 반발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견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4일 '선제타격을 노린 정보공유 놀음'이라는 제목의 노동신문 보도를 통해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노동신문은 "미국 주도하에 벌어지고 있는 3자 간의 미사일경보정보 공유 놀음은 명백히 지역 정세를 더욱 험악한 대결 국면으로 몰아가기 위한 위험천만한 군사적 망동"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괴뢰(한국)들은 미국 상전을 믿고 (중략) 불장난 소동에 광란적으로 매여 달리고 있다"면서 미사일 경보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미국이) 괴뢰들을 부추겨 정세를 극도로 악화시키고 기회를 보아 가다가 북침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달려는 음흉한 속심(속셈)이 깔려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평화를 파괴하는 미국을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3국의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에 "우리와 주변나라들을 제압하고 지역에서 패권을 쥐려는"목적도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 견제용으로도 분석했다.

노동신문은 중국 군사전문가가 2016년 한미일이 처음으로 미사일 경보훈련을 했을 때 이를 3자 미사일방어체계(MD) 수립의 첫걸음이라고 지적한 사실을 거론하며 "MD는 한반도는 물론 중국·러시아의 안전에 위협이 되며 동북아의 전략적 형세에도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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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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