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남은 시간 1주일'

2024-01-04 11:02:32 게재

3일 제시한 자구안 퇴짜

당국·산은, 전방위 압박

태영건설이 채권단에 제시한 자구안이 사실상 퇴짜를 맞으면서 현 시점에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은 어려워졌다. 채권단이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하는 11일 전까지 태영건설에게 남은 시간은 1주일이다.

4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약속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 전액을 태영건설에 입금하라며 이행을 재차 촉구했다. 약속 위반으로 채권단의 신뢰를 저버린 태영그룹이 자구노력의 진정성을 보여줄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400억원만 태영건설에 투입했다. 산은은 나머지 1149억원을 3일 낮 12시까지 넣으라고 했지만 태영그룹은 지주사인 TY홀딩스 채무 변제에 써야한다며 이행을 않고 있다. 사재출연이나 SBS 지분매각 등 시장에서 기대하는 추가적인 자구계획을 밝히기 이전에 태영건설이 제시한 기존 자구안부터 집행하라는 게 산은의 입장이다.

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는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직접 참석해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제대로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면 임직원 모두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산은에 약속한 자구안의 이행은 언급하지 않았다. 금융당국과 산은은 이날 태영측이 구체적인 자구계획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 전방위 압박에 나설 예정이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이같은 제안으로 채권단 동의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강력한 자구안 제출을 촉구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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