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쏠림 심화 … 지방소멸위기 더 커져

2024-01-11 11:08:11 게재

초고령사회 진입도 초읽기

2023년 기준 주민등록인구

지방을 소멸위기로 몰아넣은 수도권 인구 쏠림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인구격차가 70만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벌어졌다. 초고령사회 진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으로 70대 이상 인구가 20대 인구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비수도권 격차 70만명 = 10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3년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인구는 역대 최대인 70만명 차이가 났다. 2019년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처음 추월한 이후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014년에는 비수도권 인구가 60만명 많았지만 그 차이가 점점 줄어들다가 2019년을 기점으로 뒤집혔다. 경기도와 인천시 인구가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경기·인천은 자연적 요인(출생·사망)이 줄어들었음에도 사회적 요인(전입·전출)이 늘어나면서 인구가 증가했다.

비수도권에서 인구가 늘어난 곳은 충남도와 세종시 2곳 뿐이다. 충남도는 7082명, 세종시는 2934명 늘었다. 대구시도 1만1269명 늘었지만 경북에 속해있던 군위군(2만2998명) 편입으로 인한 착시다. 당초 기준대로라면 1만1729명 줄어들었다. 세종시는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자연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 모두 증가했다.

기초지방자치단체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인구가 증가한 시·군·구는 53곳이다.

이 가운데 인구감소지역(89곳)은 대구 서구(4261명), 부산 동구(1330명), 충남 예산군(969명), 전남 신안군(179명), 경기 가평군(152명), 경북 울릉군(81명), 전북 순창군(37명), 강원 고성군(31명), 충남 금산군(1명) 등 9곳이다. 다만 이들 중 자연적 요인으로 인구가 늘어난 곳은 없다. 모두 사회적 요인으로 인구가 늘었다.

◆사상 처음 '70대 이상 > 20대' = 70대 이상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20대 인구를 넘어섰다. 주민등록 인구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고령화가 그만큼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다.

연령대별 인구를 보면 50대가 869만5699명(16.9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40대(15.44%), 60대(14.87%), 30대(12.81%), 70대 이상(12.31%), 20대(12.07%), 10대(9.06%), 10대 미만(6.49%) 순이었다. 40대 이하는 전년보다 2.26% 줄었으나, 50대 이상은 전년 대비 2.48% 증가했다.

고령화를 나타내는 지표는 더 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73만411명으로 18.9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5% 늘어난 수치다. 65세는 유엔(UN)이 정한 고령화 기준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결국 우리나라는 고령사회의 막바지에 이르렀으며, 조만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는 의미다. 통계청 예측에 따르면 내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이미 17개 시·도 가운데 전남(26.10%) 경북(24.68%) 전북(24.11%) 강원(23.99%) 부산(22.63%) 충남(21.34%) 충북(20.85%) 경남(20.60%) 등 8곳은 초고령사회에 해당한다. 유일하게 세종(11.01%)만 고령화사회다.

◆1인 세대 1000만 시대 = 지속적인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주민등록 세대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독거노인 증가, 비혼 등이 원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세대수는 2391만4851세대이고, 평균 세대원 수는 2.15명이다. 1인 세대가 993만5600세대로 전체 세대 중에서 가장 큰 비중(41.55%)을 차지한다. 다음으로 2인 세대(24.53%)다. 1·2인 세대를 합하면 66.08%에 달한다.

1인 세대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6년 34.97%였는데 2021년 40.31%로 40%대에 진입했고, 지난해 41.55%가 됐다. 2인 세대도 마찬가지다. 2016년(21.46%)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대로 3인 세대(16.85%)와 4인 이상 세대(17.07%)는 꾸준히 줄고 있다.

1인 세대를 연령대별로 보면 70대 이상 1인 세대가 19.6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60대 1인 세대도 18.44%다. 독거노인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했음을 의미하는 지표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주민등록 인구는 5132만5329명으로 전년 대비 11만3709명 줄어들었다. 2020년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한 이래 4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남녀 성비를 보면 여자가 남자보다 19만3857명 많았다. 2015년 남녀 성비가 역전된 이래 가장 큰 격차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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