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미, 후티와 장기전 계획 수립 중"

2024-01-22 10:45:48 게재

"후티 군사력 저하 목표"

"언제 끝날지 확신 못해"

미국이 홍해를 위협하는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을 상대로 열흘이 넘는 공격을 가해도 별 성과가 없자 장기적인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지난 열흘간 미국 주도 다국적군의 공습을 받고도 후티 반군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보다 지속적인 군사 작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지난 17일 고위 관리들을 소집해 후티 반군에 대응하기 위한 향후 방안들을 논의했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예멘에서의 군사작전을 통해 앞으로 더는 홍해 선박을 공격하지 못할 정도로 후티의 군사능력을 약화시키거나, 최소한 해운사들이 홍해경로로 다시 선박을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억지력을 제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당국자들은 그러나 예멘에서의 군사작전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시리아에서 과거 미국이 치렀던 전쟁처럼 몇 년씩 계속되리라고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해당 사안을 잘 아는 한 외교관은 "우리는 후티를 패퇴시키려는 게 아니며 예멘을 침략하려는 뜻도 없다"며 "(우리의 의도는) 향후 후티가 이런 종류의 공격을 감행하는 능력을 저하시키고 관련 기반 시설을 타격하며, 그들의 상급 (군사) 능력을 겨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자들은 후티의 군사력이 충분히 약화하는 게 언제가 될지 불확실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미국 주도 다국적군이 최근 공습으로 겨냥한 후티의 군사 자산을 "상당 부분 저하하는데" 성공했으나 후티가 여전히 중요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후티가 누구인지와 그들의 세계관을 명확히 알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이 즉각 (홍해 선박 공격을) 멈출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능력을 축소하고 파괴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당국자들은 미국 주도 다국적군의 공습이 시작된 이후 후티가 지난 9일 감행한 것과 같은 정교한 공격을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바이든 행정부가 후티 반군을 상대로 군사 작전에 나서게 된 것은 경제적 이유보다는 이념이 주요 동인이 됐다고 전했다.

홍해 항로 마비의 피해는 미국보다는 유럽이 더 컸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세계에 '필수 불가결한' 국가로서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런 측면에서 '항행의 자유'라는 원칙을 수호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된 고위 당국자는 "정확하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미래의 작전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는 불가능하지만, 테러 조직이 핵심 국제적 요충지에서 운송을 막거나 통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원칙에 우리는 강하게 공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와 국제개발처(USAID) 관리들은 미군의 이번 군사작전이 앞서 예멘 내전을 종식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무산시키고 예멘의 인도주의 위기를 악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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