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신세계건설, 유상증자하나

2024-02-13 13:00:01 게재

유상증자·합병 등 다각도 검토

이마트도 어려운데, 그룹 ‘수혈’ 기대

미분양 증가로 최악의 경영 성적표를 받아든 신세계건설이 올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연장 위기를 넘길 지 건설업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미분양 물량 단기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 유상증자 등 다각도 자구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대구에서는 신세계건설 아파트 ‘빌리브’ 3개 단지 분양률이 20%에도 못미쳐 장기 미분양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준공한 대구 빌리브 해리티지는 PF 만기연장에 실패해 미분양 물량을 모두 공매 절차에 넘겼다.

미분양과 공사원가 상승으로 공사비 회수 등 자금순환이 막히자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단기 자금 마련을 위해 계열사인 영랑호리조트와 합병 등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말 953%였던 부채비율이 1월 기준 600%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1878억1000만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봤다. 이는 전년(2022년) 영업손실 120억4000만원에 비해 1757억원 늘어난 수치다. 메가톤급 ‘어닝 쇼크’에 해당하는 실적을 받아든 신세계건설은 법정관리설까지 나오자 사전에 위기설을 차단하려는 모양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2월 중 추가 재무 조치를 통해 부채 비율을 400%대로 낮출 예정”이라며 “올해 사업 구조와 조직을 재정비하고 예정된 그룹 대규모 프로젝트들을 포함해 우량 사업들을 수행하며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건설은 사모채 발행과 계열사 합병 등으로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PF 자금을 막는데 성공했지만 장기 미분양 발생과 신규 수주가 부족한 상황에서 하반기까지 버티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신세계건설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단기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발행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 자금시장에서는 유일한 방안으로 유상증자를 꼽고 있다. 유상증자는 대기업집단에서 ‘자식구하기’로 알려진 만큼 계열사 지원이 필수다. 모기업인 이마트 경영실적도 부진한 상황에서 신세계건설이 유상증자에 성공할지 관심이다.

신세계건설은 “그룹 차원에서 신세계건설 재무 구조 안정화를 위해 유동성 흐름을 상시 점검하며 자금지원 등 다각적 지원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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