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손실 5천억원 넘었다

2024-02-13 13:00:09 게재

금감원, 2차 검사 시작

금융사 자율배상 고심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와 연동된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규모가 올해 들어 5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 규모의 H지수 ELS 만기 도래가 예정돼 있는 만큼 손실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16일부터 불완전판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홍콩H지수 ELS 주요 판매사 11곳(5개 은행·6개 증권사)에 대한 2차 현장검사를 시작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판매한 홍콩H지수 ELS 상품 중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만기가 도래한 규모는 9733억원이다. 고객들이 돌려받은 금액은 4512억원으로 평균 손실률은 53.6%에 달했다. 지난달 하순 H지수가 5000 아래로 하락하면서 당시에 만기가 도래한 일부 상품의 손실률은 58.2%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1차 현장검사를 통해 일부 불완전판매 사례를 확인했으며 금융회사들의 ‘배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례들이 다양해서 일률적인 기준안 마련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완전판매 사례가 어느 정도 확정돼야 배상기준안이 나올 수 있고 분쟁조정을 거쳐 배상 권고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금융회사의 자율배상을 언급한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금융회사들은 자율배상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금감원의 배상기준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자율배상안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고, 불완전판매를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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