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연봉 1억 이상’ 비중 남성이 여성 대비 2배 높아

2024-02-28 13:00:01 게재

남성 인력 75.1%는 연봉 7500만원 이상

여성 45.6%는 2500만~7500만원 구간

최근 1년 신규채용 61.9%는 여성

금융권 종사자 중 1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 비중이 남녀 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와 급여 등 실질적인 근로 여건 측면에서 남녀 금융인력간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위원회가 한국금융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금융인력 기초통계분석 및 수급 전망’(2023년 기준)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권 연봉 1억원 이상 비중은 남성의 경우 54.6%인 반면 여성은 28.2%로 남성이 2배 가량 높았다.

연 5000만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 남성은 89.7%, 여성은 72.3%로 상대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고연봉 구간으로 갈수록 차이가 확대됐다. 남성 인력의 75.1%는 연봉 7500만원 이상 구간에 분포돼 있는 반면 여성은 2500만~7500만원 구간 비중이 45.6%로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전체 남성인력 중 관리직은 23.7%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여성인력의 관리직 비중은 6.3%의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남성의 경우 50대 이상 비중이 28.9%에 달하지만 여성은 12.2%에 그치고 20대 연령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 등이 급여수준 차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인력 증가 연평균 0.1% 수준에 그칠 듯 = 전체 금융권 종사자의 성별 비중은 남성이 52.4%, 여성은 47.6%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1년간 채용현황을 보면 신규채용에서 여성 비중이 61.9%로 남성 채용비중(38.1%)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 신규 채용에서 여성 비중이 계속 남성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여성인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20대와 30대 인력이 점차 관리직군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남녀 간 급여 차이는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향후 금융권의 필요인력 증가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앞으로 5년간 금융인력 수요를 거시모델을 활용해 추정해본 결과 금융업의 부가가치가 전체 산업의 부가가치와 동일한 속도로 증가한다는 중립적인 시나리오 하에서 필요 금융인력은 78만명이며, 매년 인력 순증분은 700명 내외로 나타났다. 5년간 연평균 0.1% 수준의 증가에 그쳤다.

이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하락추세와 로봇공학, 인공지능(AI), ICT(정보통신기술) 등 기술발전에 따른 인력 수요 감소와 금융업의 고용탄력성 하락세 등이 반영된 것으로 앞으로도 금융인력 수요는 둔화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향후 이공계 전공자 수요 증가 = 금융업권의 고용형태는 정규직이 88.6%, 비정규직이 11.4%로 우리나라 전체 산업의 정규직 비중이 63%인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높았다. 다만 최근 1년간 고용형태별 채용현황을 보면 정규직이 45.6%로 과반 이하인 반면, 비정규직은 54.4%를 차지했다. 특히 경력직 채용의 경우 정규직 비중이 51.6%로 다소 높고, 신규 채용은 40.7%에 불과해 시간이 갈수록 비정규직 비중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규직 비율이 높은 업권은 신협(94.1%), 보험(92.6%), 은행(91.7%) 순으로 나타났으며, 증권·선물의 경우 정규직 비율은 73.4%로 가장 낮았다.

향후 금융권 취업에 이공계 전공자 수요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현재 금융업권 종사자의 대학 전공 중 경영·경제 및 인문·사회 비중은 70%대에 육박하지만 별도 조사한 결과 금융보안인력의 경우 컴퓨터·통신 및 공학 전공비율이 70%에 달했다.

특히 금융의 디지털 전환으로 금융인력 수요전망을 보면 경영관리(IT보안) 인력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반면, 영업·마케팅과 영업지원 분야의 인력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50대 이상 비중 계속 늘어 = 금융업권 종사자 연령별 비중을 보면 50대 이상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15년 50대 이상 비중은 13%였지만 지난해 20.9%로 7.9%p 증가했다. 40대 비중은 같은 기간 각각 31.6%에서 32.3%로 소폭 증가했으며, 20대와 30대 비중은 감소했다. 20대는 같은 기간 16.3%에서 13.2%로, 30대는 38.2%에서 33.5%로 줄었다.

50대 이상 연령 비중은 신협(24%), 증권·선물(23.1%), 은행(22.2%), 보험(21.0%) 등에서 전체 평균 보다 높게 나타났다. 30대 비중은 자산운용·신탁이 40.3%로 가장 높고, 상호저축(40.1%), 여신전문(34.4%), 은행(34.1%), 보험(31.5%), 신협(31.1%), 증권·선물(30.2%) 순이다.

이번 보고서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금융위원회 소관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2023년 8월말 기준 7개 업권 175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설문조사 회수율은 75%로 1317개 금융회사가 응답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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