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증시 저평가 요인,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

2024-02-28 13:00:01 게재

금감원장, 연구기관장 간담회

금융산업 5대 트렌드 선정

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한 이후 실질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기업들의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을 언급했다.

이 원장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박종규 금융연구원장,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 등 연구기관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2024년 금융산업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다양한 요인들이 거론되지만 가장 대표적인 요인으로 국내 상장기업의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이 지목되고 있다”며 “실제 최근 10년간 주주환원율은 29% 수준으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주주환원율은 91%, 다른 주요국 평균은 67% 수준이다.

이 원장은 “금감원은 주주보호와 기업가치 제고 달성을 위해 힘쓰고자 한다”며 “배당제도 개선 등 주주환원 제고방안은 물론, 주주총회 내실화, 주주와 이사 간 소통촉진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기업지배구조가 정착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연구기관장들은 2024년 금융권이 주목할 금융산업 트렌드로 △인구구조 변화 △기후금융 △사이버 보안 △AI 금융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선정했다.

이들은 “인구구조, 기후변화 등 이미 예견된 미래의 위험에 대해서는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AI금융 등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면서 사이버 보안도 강화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사회·경제 및 금융산업의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부동산 및 이자수익 중심의 현 금융산업 구조를 선진국형으로 개선할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조직을 신설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활성화로 자산축적 수단은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은행산업은 이자수익 의존도 감축 및 경쟁 확대, 보험산업은 주력상품이 생명보험에서 연금으로 전환되고 상품 다양화 등으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말이다. 금감원은 올해 관련 연구를 위해 미래금융연구팀을 신설했다.

이 원장은 대내외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PF 사업성 평가기준을 개정해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충분한 충당금 쌓고 신속히 정리·재구조화해서 부실 사업장에 묶인 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배분되도록 유도하겠다”며 “과도한 가계부채 문제는 DSR 제도를 내실화해 채무상환능력에 기반한 대출관행을 확립하고, 이를 통해 GDP대비 가계대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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