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분양가 동반 상승, 건설사 이중고

2024-02-28 13:00:08 게재

멈추지 않는 건축비 인상

분양가 1년새 15% 올라

분양실패로 경영악화 심화

공사비 인상에 따른 분양가 상승으로 주택건설업계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경영악화가 장기화하면서 상위그룹 건설사까지 불안한 모습이다. 28일 건설업계와 법원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22위 선원건설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주택건설기업인 선원건설의 회생신청은 현재 건설시장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건설시장은 자재가격과 노무비 인상으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분양가 상승은 원자재 가격과 노무비 등이 오르면서 건축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자재 가격 중 레미콘이 7.84%, 창호유리 1%, 노무비(철근공)가 5.0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3월 국토교통부가 고시하는 기본형 건축비도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건축비 인상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분양가가 오르면서 시세가 더 저렴한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건설업계는 분양시기를 조절하고 있지만 올해 청약이 성공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월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 가격은 1987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66%(269만원)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2020년 최초 분양가로 공급하는 무순위 청약 단지 3가구에 101만명이 몰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아파트 무순위 청약 분양가는 △전용면적 34㎡ 6억7000만원 △59㎡ 13억2000만원 △132㎡ 22억6000만원이다. 전용 59㎡(28층)는 지난해말 22억만원에 거래됐고, 전용 132㎡(24층)는 지난달 49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전용 132㎡를 분양 받을 경우 시세 차익으로 20억원을 남길 수 있다.

한편 올해부터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 대상이 확대돼 건축비가 최소 3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은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에 따라 건축물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모량을 줄인 녹색건축물이다. 올해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하는 민간 공동주택 30세대 이상에 적용된다. 2025년부터는 공공 500㎡이상, 민간 1000㎡ 이상 모든 건축물에 적용한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신축에는 인근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거나 자체 전력생산 구조를 갖춰야 한다. 이 때문에 설계와 기본 공사비가 높아진다. 공동주택의 경우 분양가 상승이 동반된다.

한 대형건설사 임원은 “분양가는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포동 무순위 청약에서 보듯이 분양가가 저렴할 경우 청약이 흥행하고 건설시장이 안정화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자재가격 안정화가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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