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회계인력 전문성 높을수록 주가폭락 위험성 감소

2024-02-29 13:00:02 게재

회계저널, 코스피기업 분석우리사주조합도 위험 낮아

기업 내부회계담당 인력의 전문성이 높을수록 해당 기업의 주가폭락 위험성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우리사주조합이 있는 기업의 경우 내부회계담당 인력의 경력이 길수록 주가폭락 위험이 낮았다.

한국회계학회가 27일 발간한 회계저널 2024년 2월호에는 이 같은 내용의 ‘내부회계관리제도 인력과 주가폭락위험’을 분석한 논문이 게재됐다.

신혜정 부산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형 회계법인(감사인)이 감사한 기업에서는 내부회계담당인력의 평균 경력 월수가 길수록 차기 주가폭락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내부회계담당인력의 전문성이 높을수록 경영자가 기업의 부정적인 정보를 은폐하려는 기회주의적 행위가 효과적으로 통제돼 나타난 결과라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선행 연구에서는 내부회계담당인력의 경력이 길수록 재무분석과 예측치 정확성이 높아지는 등 정보비대칭이 감소하지만 인력 수에 따른 효과는 없다는 결과가 보고된 만큼, 이번 연구에서는 인력의 수보다는 경력에 초점을 맞춰서 전문성을 판단했다.

다만 대형 회계법인인 빅4로부터 외부감사를 받은 기업에서는 전반적으로 내부회계담당인력의 특성이 차기 주가폭락위험에 유의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신 교수는 “소송위험이 더 큰 대형감사인의 경우 기업으로 하여금 부정적인 정보를 재무제표에 적시에 반영하도록 하여 미래 위험을 낮추려고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또한 내부회계담당인력의 특성에 관계없이 일정 수준 이상의 감사품질을 제공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사주지분율이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구분해 분석한 결과 우리사주지분율이 있는 기업에서 내부회계담당인력의 경력이 길수록 차기 추가폭락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율이 없는 기업에서는 유의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신 교수는 “우리사주지분율이 있는 기업에서 종업원들이 신뢰성 있는 정보를 산출하는데 협력할 수 있고, 우리사주조합이 내부주주로서 감시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정보비대칭 정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회계 및 자금부서와 기타부서 인력의 경력이 증가할수록 내부회계관리제도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기업 규모가 작은 표본에서 유의한 결과가 나왔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내부회계담당인력이 충분한 경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며 “내부회계담당인력이 주가폭락에 미치는 영향이 외부 및 내부감시수준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실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1년부터 2018년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비금융업)을 대상으로 4440개 표본을 추출해 진행됐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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