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전용펀드·혁신성장펀드 3.65조 올해 본격 투자

2024-03-06 13:00:02 게재

중견기업전용펀드, 정책자금 투입 없이 5대 은행 출자

혁신성장펀드, 정책자금 마중물로 민간자금 추가 유치

금융위, 기후금융 관련 ‘미래대응금융TF’ 발족해 대응

올해 조성되는 중견기업전용펀드와 벤처 육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조성된 혁신성장펀드가 연내에 본격적인 기업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총 5조원 규모지만 1차로 조성되는 중견기업전용펀드는 5000억원이며, 혁신성장펀드는 지난해 3조1500억원이 조성돼 최근 투자를 시작했다. 올해 목표인 3조원이 추가 조성되면 규모는 6조1500억원으로 늘어난다.

6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제6차 정책금융지원협의회’에서는 중견기업전용펀드와 혁신성장펀드 2차년도 조성방안이 논의됐다.

제조업 및 전통산업 중심의 중견기업들은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미래차 등 높은 기술력 요구 분야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중견기업전용펀드는 이들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초로 은행권이 출자해 만들어진 중견기업특화펀드로 총 5조원 규모다. 5대 은행이 1차로 각 500억원 규모로 출자(2500억원)하고 민간자금 매칭을 통해 자펀드 5000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운영성과에 따라 한국성장금융(모펀드 운용사)이 은행에 추가출자 요청(캐피탈 콜)을 하면 후속 펀드가 만들어지는 구조다. 5대 은행은 지난달 15일 업무협약(MOU)을 통해 최대 2조5000억원 출자를 약속했다.

◆중견기업전용펀드, 1호 투자기업 검토 = 펀드는 ‘시설투자, M&A, 사업재편’ 등을 추진하는 중견기업 및 예비 중견기업에 펀드결성액의 50% 이상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자펀드 운용사가 모펀드 투자금을 마중물로 민간출자자 자금을 유치해 유망한 중견기업에 투자하는 ‘앵커출자방식’과 다수의 운용사가 제안하는 특정투자에 대해 모펀드 운용사가 상시 검토해 유망한 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프로젝트펀드방식’이 주로 사용될 예정이다.

1호 투자 기업은 국내 1위 공작기계 제조업체인 DN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이 검토되고 있다. DN솔루션즈는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차입금 상환 및 설비투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한국성장금융은 “200억~300억원의 선순위 투자를 통해 IPO를 달성하는 경우 DN솔루션즈는 글로벌 탑티어 기업으로 도약할 기회를 획득하게 된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전용펀드 조성 및 운용 방안 협의를 위해 수익자 및 한국성장금융이 참여하는 협의체가 구성될 예정이며 2차 이후 펀드출자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1차 펀드를 활용한 투자사례의 조속한 발굴이 추진된다.

또 각 부처가 발굴·육성 중인 우수 중견기업 정보를 공유할 경우 중견기업 전용펀드를 통한 투자유치를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6월 중으로 자펀드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고 민간투자자 확보를 통해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직접적인 정책자금 투입 없이 순수하게 5대 은행이 출자해 만들어진 의미있는 펀드인만큼 시장에서 원활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자금조성 등에 민간의 창의성을 발휘토록 하고 1호 투자사례를 빠르게 발굴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혁신성장펀드, 최근 개별 기업 투자 개시 = 혁신성장펀드(5년간 15조 목표)는 지난해 3조1500억원이 조성돼 목표 조성액(3조원)을 초과 달성했다. 최근 개별기업에 대한 투자(12건, 706억원)를 시작했다. 혁신성장펀드는 미래전략산업 분야에 집중투자하는 혁신산업펀드(연 1조5000억원)와 성장 중·후기 단계 투자에 집중하는 성장지원펀드(연 1조5000억원)로 나뉜다.

두 펀드 모두 4000억~5000억원의 정책자금(재정 1000억~2000억원 + 산업은행 3000억원)을 마중물로 민간출자자 자금(1조~1조1000억원)을 유치해 모자펀드 형태로 운영된다. 정부는 올해도 혁신성장펀드 3조원 추가 조성을 위해 예산 2400억원 출자를 확정했다.

혁신산업펀드는 미래신사업 지원이라는 투자대상 선정의 주요 목적에는 변화가 없지만 올해는 미래 전략산업으로서의 환경 및 AI(인공지능 반도체 등) 분야의 투자촉진을 유도하기로 했다. AI가 전체 산업에 적용됨에 따라 산업구조 전환 등 파급효과가 크고 이에 따른 투자수요도 확대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환경분야’에 대해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기술력 있는 기업을 성장시킬 필요성이 커졌다.

성장지원펀드는 시장에서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성장 중·후기 기업 투자유도를 위해 기업당 투자금액을 50억원 이상으로 하는 요건을 추가했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서는 기후금융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위는 정책금융기관 및 은행권과 협의해 기후금융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위기는 ‘2050 탄소중립’ 목표 등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한 과제”라며 “이를 위해 조만간 발족될 ‘미래대응금융 TF’ 등을 통해 각 부처 의견을 반영, 장기적 관점의 지원방안도 계속해 논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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