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값 폭등에 물가 다시 ‘3%대’상승

2024-03-06 13:00:06 게재

신선과실 상승 32년5개월 만에 최대

정부 “물가상황 엄중, 2% 유지 총력”

과일·채소 등 농산물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물가가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 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상승했다. 올해 1월 2.8%로 모처럼 2%대에 진입했지만 1개월 만에 다시 3%대로 되돌아갔다.

지난해 사과 생산이 30% 급감해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2033년까지 사과 재배 면적이 8.6%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재배 면적이 줄어들면 생산이 줄어 가격 인상을 유발하게 된다. 연합뉴스

특히 신선식품 지수는 20.0% 폭등했다. 지난 2020년 9월(20.2%)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사과(71.0%)와 귤(78.1%), 토마토(56.3%), 파(50.1%), 딸기(23.3%) 등 채소·과일값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월 노지 귤 출하량 감소가 있었고, 지난달(1월)과 마찬가지로 과일 수요가 많기 때문에 대체 수요로 귤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신선과실의 상승 폭 역시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최고다. 신선 채소는 12.3%, 신선 어깨는 1.4% 각각 올랐다. 세부적으로 보면 농산물이 20.9% 급등했다. 2011년 1월(24.0%) 이후 가장 높다. 서비스 부문은 2.5% 상승했다. 집세는 0.1% 하락했지만, 공공서비스와 개인 서비스와 신선식품 지수는 상승 폭은 각각 2.0%, 3.4%로 집계됐다. 개인 서비스 가운데 외식은 각각 3.8%, 외식 제외는 3.1%로 나타났다.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는 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0.80%p의 농산물이었다. 석유류는 마이너스(-) 0.06%p였다.

공미숙 심의관은 물가 전망에 대해 “유가가 조금 오르는 추세”라며 “(유가) 가중치가 크니까 반영되는 부분이 클 것”이라고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의 상승 폭은 2.5%였다. 한 달 전과 같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폭도 올해 1월과 같은 2.6%로 나타났다. 구매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많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3.7% 상승했다.

정부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최근의 물가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3~4월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역대 최대 수준인 600억원을 투입해 사과·배 등 주요 먹거리 체감 가격을 최대 40~50% 인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제곡물가격이 2022년 고점 대비 절반가량 하락했으나, 밀가루·식용유 등 식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식품업계에 가격인하를 주문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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