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된 해외상품 버젓이 국내 유통

2024-03-07 13:00:21 게재

한국소비자원, 유럽 미국서 리콜된 국내 유통제품 986건 적발 … 중국산 가장 많아

온라인을 통한 해외거래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해외에서 안전성 문제로 리콜된 제품이 국내에서 유통 또는 판매되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은 지난해 유럽·미국 등 해외에서 리콜된 제품 국내 유통현황을 모니터링해 총 986건에 대해 유통 또는 재유통을 차단하는 등 시정조치를 실시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해외에서 리콜됐으나 국내유통이 확인돼 유통차단 시정조치를 한 실적은 473건이다. 품목별로는 음식료품이 113건(23.9%)으로 가장 많았다. 가전·전자·통신기기 106건(22.4%), 아동·유아용품 70건(14.8%) 순으로 적발됐다.

품목별 리콜사유를 살펴보면 음식료품은 유해물질과 알러지 유발성분 함유가 79건(69.9%)으로 가장 많았다. 이물질 함유 18건(15.9%) 부패·변질이 3건(2.7%)으로 뒤를 이었다. 또 유해물질과 알러지 유발성분 함유로 인해 리콜된 음식료품 중에서는 해당 성분(대두 땅콩 우유 밀 등)이 라벨에 표시되지 않은 경우가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가전·전자·통신기기는 전기적요인(절연미흡, 기준 부적합 등)이 40건(37.7%)으로 가장 많았다. 제조불량 등에 따른 고장이 25건(23.6%) 과열·발화·불꽃·발연이 17건(16.0%)을 차지했다. 특히 전기적요인으로 리콜된 가전·전자·통신기기 중에서는 접지와 절연 등이 미흡해 감전위험이 있는 제품이 13건으로 가장 많았다.

‘아동·유아용품’은 부품탈락, 삼킴과 질식위험으로 인한 리콜이 25건(35.7%)으로 가장 많았다. 유해물질 함유로 인한 리콜이 19건(27.1%)이었다. 특히 아동·유아용품 중에서는 소형 부품이 탈락돼 삼킬 시 질식위험이 있는 장난감과 아기용품 등이 25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 해외리콜 제품 473건 중 제조국 정보가 확인된 219건을 살펴본 결과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 138건(63.0%)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산이 13건(5.9%)으로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중국산(138건)의 경우 가전·전자·통신기기가 58건(42.0%), 아동·유아용품이 45건(32.6%), 스포츠·레저용품이 16건(11.6%) 순이었다. 미국산(13건)은 생활화학제품이 5건(38.5%), 스포츠·레저용품이 3건(23.1%), 가전·전자·통신기기 2건(15.4%) 순이었다.

해외리콜 제품은 정식 수입사를 통한 유통보다는 오픈마켓 등 구매대행이나 전문 구매대행 사이트 등을 통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존 판매처에서 판매를 차단한 제품이라도 다른 사업자나 유통 채널을 통해 다시 유통될 수 있다.

이에 소비자원은 판매 차단된 해외리콜 제품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전년대비(207건) 1.5배 늘어난 513건 재유통 사례를 적발하고 시정조치를 완료했다.

특히 이번 분석 결과 가전·전자·통신기기 품목 재유통(125건, 24.4%)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돼 해당 품목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함께 ‘해외위해제품관리실무협의체’와 온라인플랫폼 ‘자율 제품안전 협약’을 통해 해외 위해제품의 온라인 유통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해외직구·구매대행 등을 통해 제품을 구입할 경우,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www.ciss.go.kr)과 소비자24(www.consumer.go.kr)에서 리콜된 제품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정석용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