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집권 예약 푸틴, 득표율 80% 넘길까

2024-03-14 13:00:00 게재

15~17일 러시아 대선

30년 최장기 집권 예고

블라디미르 푸틴(72) 대통령의 재집권이 확실시 되는 러시아 대선이 15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푸틴의 5선 성공 여부보다 득표율이 관심사다.

18세 이상 러시아 유권자는 약 1억1230만명이다. 미국 등 해외 거주 러시아인 190만명도 투표권을 갖는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되는 투표는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으로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에서도 이뤄진다.

총리 시절(2008~2012년)을 포함해 2000년부터 24년째 러시아를 통치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 당선되면 2030년까지 총 30년을 집권하게 된다.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29년)를 제치고 러시아 현대사에서 최장기 통치자로 등극하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개헌으로 2030년에 열리는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어 이론상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집권 연장도 가능하다. 사실상 종신집권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렇게 되면 푸틴 대통령은 18세기 예카테리나 2세의 재위 기간(34년)도 넘어선다. 푸틴보다 오래 러시아를 통치한 인물은 러시아제국 초대 차르(황제) 표트르 대제(43년 재위)만이 남게 된다.

‘현대판 차르’로 불리는 푸틴 대통령의 5선은 거의 확실한 상황이다. 총 4명의 대선 후보 중 푸틴 대통령을 제외한 3명의 존재감이 거의 없다.

지난 11일 친정부 성향인 러시아여론조사센터 브치옴(VTsIOM)의 여론조사 결과 푸틴 대통령의 예상 득표율을 82%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러시아 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의 레오니트 슬루츠키 등 다른 후보들의 예상 득표율은 5~6%에 그쳤다.

따라서 이번 대선의 초점은 푸틴 대통령이 얼마나 높은 득표율로 당선되느냐가 될 판이다.

만약 80%대 득표율이 나온다면 이는 2018년 득표율 76.7%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 기록이 된다.

일각에서는 2022년 2월부터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정당화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에게 높은 득표율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대선이 푸틴은 물론 우크라이나 작전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지지를 확인하는 이벤트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투표 마지막 날인 17일로 예고된 반정부 시위가 득표율에 영향을 줄지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옥중 사망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시민들에게 17일 정오 일제히 투표소에 나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보여주자고 촉구하고 있다.

선거가 끝나면 즉시 개표가 시작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3주 후 2차 투표를 시행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대통령 취임식은 2000년부터 5월 7일에 개최됐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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