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훈풍 분다는데 내수부진에 숙박·음식점 ‘울상’

2024-03-14 13:00:20 게재

두 달째 30만명대 … 수출호조에 제조업은 3.8만명↑

건설투자 부진 이어져 “향후 건설고용 침체 우려”

취업자 수 증가폭이 2개월 연속 30만명대를 기록하면서 고용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회복세를 기록했던 숙박·음식업은 사정이 거꾸로다. 고용훈풍이 불고있다다는 요즘 오히려 고용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내수부진이 이어지면서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최근 두 달 감소했다.

◆내수부진의 그늘 = 14일 통계청의 ‘2024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전년보다 32만9000명(1.2%) 늘어난 2804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증가폭이 둔화했지만 지난 1월(38만명)에 이어 두 달 연속 30만명대 증가세다.

하지만 숙박·음식점업은 전년보다 2000명이 줄면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달(-8000명)보다 감소폭은 둔화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꾸준히 증가해왔다. 코로나19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고전하다가 이때부터 여건이 풀리기 시작한 때문이다. 회복세를 이어가던 숙박·음식점업 고용여건이 최근 나빠진 것은 내수부진으로 풀이된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숙박업은 여행 증가에 따라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마이너스인 부분은 대부분 음식점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내수부진을 주요 이유로 손꼽았다.

다만 기재부 관계자는 “숙박·음식점의 경우, 코로나19 때 급감했던 고용이 지난 2년간 약 20만 증가한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숙박·음식점 취업자 수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15만명 줄어든 후 2021년(-4만7000명)까지 감소세를 이어가다 2022년(8만명)과 지난해(11만명) 크게 늘었다.

◆수출 회복세, 고용시장에 반영 = 최근 고용훈풍의 진원지는 제조업이다. 수출 회복세를 타고 최근까지 부진했던 제조업 고용시장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실제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보다 3만8000명 늘면서 2022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제조업 고용은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수출 역시 지난해 4분기(5.8%) 증가 전환한 이후 지난 1월 18.0%, 2월 4.8% 상승했다. 서운주 국장은 “제조업은 산업군별 차이가 있는데 전자·전기 쪽 감소는 축소됐고 식료품이나 자동차, 기타 기계 등 수출하고 있는 분야는 증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도 “기본적으로 수출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이 부분은 제조업 고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공공행정(9만8000명·8.5%), 정보통신업(8만명·7.9%),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7만8000명·5.9%) 등에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공공행정의 경우, 최근 총선을 앞두고 일부 공공부문의 채용이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전년보다 7만2000명 증가했다. 다만 증가폭은 2021년 1월(-7만4000명) 이후 가장 크게 둔화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충원 상태였던 보건 부문 취업자가 올해 들면서 빠져나간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고용, 향후 최대변수 = 문제는 이같은 고용훈풍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다. 통계청은 전망이 그렇게 밝지 않다고 보고 있다. 내수전망도 그렇지만 건설고용의 향후 전망도 밝지 않아서다. 다만 건설업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3만6000명 늘면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산업지표 중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이 증가하면서 건설고용도 지표상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일시적으로 준공과 공사집행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반면 향후 건설경기를 관측할 지표인 건설투자는 최근 부진한 모습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내수의 핵심 축인 건설투자가 부진하면서 향후 고용을 위축시킬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건설투자 부진은 지표로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건설수주는 전달보다 53.6% 감소하면서 13년3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전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지표상 회복 흐름과 달리 체감경기는 여전히 온기 확산이 더딘 상황이다. 건설투자의 경우 그동안의 수주부진 영향이 지난해 말부터 가시화되고 있다”며 “지역투자 활성화와 공공부문 선도 등을 통해 건설투자를 보강하기 위한 방안을 곧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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