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양 참패, 4월 위기설 현실화

2024-03-15 13:00:01 게재

청약 14곳 중 13곳 미달, 저금리 본PF ‘갈아타기 분양’ 실패

총선 이후 부실PF 구조조정 , 건설업계 미분양 관리에 총력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 개편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청약물량을 쏟아냈지만 서울 일부지역만 흥행에 성공하고 지방은 참패했다. 지방에서는 미분양이 쏟아지면서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구조조정이 총선 이후 본격화할 것이라는 ‘4월 위기설’까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12일 청약이 진행된 14곳 중 서울 강동구 더샵둔촌포레만 1순위 청약이 마감됐다. 일반분양 47가구에 4374명이 몰려 평균 93.0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최고 경쟁률은 155.33대 1까지 치솟았다.

반면 지방은 미달 사태가 속출했다. 경기 화성시 ‘지제역 반도체밸리 해링턴 플레이스’는 1순위 청약에서 1158가구 모집에 296명만 신청해 청약률이 20%대에 그쳤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개통 호재가 있었지만 청약에는 실패했다.

경기 이천의 ‘서희 스타힐즈 스카이’는 343가구 모집에 12명만 신청했다. 울산의 ‘더폴울산신정’은 1순위 접수 결과 167가구 모집에 1명이 신청했다. 강원 고성군에 공급하는 ‘고성석미모닝파크’는 82가구 모집에 7명만 접수했다.

지방 미분양물량이 증가하면서 지급보증 등을 한 중견건설사 PF 부실이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전국 미분양 물량은 1월말 현재 6만3755가구로 2개월 연속 상승세다.

미분양 증가는 부동산시장에서 장기간 청약 부진사태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무이자혜택이나 옵션제공 등 할인판매가 시작되면 분양시장은 더 침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분양가 급등으로 시세 차익을 얻기 어려워 청약보다는 기존 주택을 희망하는 내집 마련 대기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은 자금압박을 받게 됐다. 지난해 건설사 부실 PF 사태가 올해 미분양으로 이어지면서 총선 이후 건설사 구조조정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가 본PF로 이어지지 못한 브릿지PF를 우려하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판매하지 못한 미분양 아파트를 우려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견건설사에 비해 10대 건설사는 분양시장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에 분양가 급등으로 입지와 브랜드를 따지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투데이가 10대 건설사 1순위 경쟁률을 조사한 결과 다른 건설사보다 약 3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에서 총 331개 단지, 12만1786가구가 일반공급됐고 이 중 10대 건설사는 117개 단지 5만7723가구를 분양했다. 나머지 건설사는 214개 단지 총 6만4063가구를 분양했다.

10대 건설사 전국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5.38대 1을 기록했지만 나머지 건설사 1순위 평균 경쟁률은 5.85대 1에 불과했다. 경쟁률 차이가 약 3배 정도 차이가 난다. 리얼투데이 측은 “PF 사태 등으로 예비 청약자들이 시공 안정성 측면에서 10대 건설사를 선호하는 것 같다”면서 “올해 청약시장에서도 10대 건설사 단지에 관심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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