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3번째 고향사랑e음 전산장애 발생

2024-03-15 13:00:09 게재

2년 동안 130억원 들이고도 불안불안

지방세·주소 등 관련 시스템 연동오류

행안부 “민간플랫폼 허용해 점점 확대”

“지난주 03월 13일 17시에 논산시에 10만원 기부를 하였는데 오류 메시지 후 아직도 미반영이네요.”(정*) “기부 시 부과등록 실패라고 뜹니다.”(김*주)

고향사랑e음 시스템이 올해 들어 3번째 장애를 일으켰다. 사진은 시스템 장애로 불편을 겪은 민원인이 고향사랑e음에 올린 장애 화면 캡쳐 사진이다. 사진 고향사랑e음 다운로드
14일 고향사랑e음 Q&A 방에 올라온 문의 내용이다. 고향사랑e음 서비스에 전산장애가 발생해 기부절차가 이뤄지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행정안전부는 이와 관련 “고향사랑e음 서비스가 이날 오전 9시부터 장애를 일으켰고 오후 1시쯤 복구됐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깐 뒤 오류가 생겼고 4시간여 만에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일신문 취재 결과 고향사랑e음 서비스 전산장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고향사랑e음 Q&A 방에서는 지난 8일부터 이 같은 장애를 호소하는 문의가 이어졌다. 1주일째 같은 장애가 있었다. 지난달 13일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을 새로 개통한 이후 비슷한 현상이 이어진 것이다. 이 시스템 또한 수천억원을 들여 개통하고도 2주일 가까이 장애가 발생해 지자체 공무원과 민원인들로부터 원성을 산 바 있다.

고향사랑e음은 이번 지방세입정보시스템 관련 장애 외에 주소정보시스템 관련한 장애도 두 차례 발생했다. 행안부 산하기관인 지역정보개발원이 이들 시스템을 연동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고향사랑e은 시스템은 시행 첫해부터 불안정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기부자가 대거 몰리면서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지 않는 일이 잦았다. 올해 초에는 수백건의 세액공제 오류가 발생해 기부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실제 고향사랑e음 Q&A 방에는 지난해 1월 26일부터 지난 14일까지 3700건이 넘는 민원이 접수됐다. 답례품 관련 민원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시스템 장애나 이용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었다.

기부자와 지자체 담당자들이 이 같은 불편을 호소할 때마다 고향사랑e음 상담센터는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14일 장애 문의에도 ‘시스템에서 일시점검을 진행 중’이라는 답을 반복해 달았다. 장애 원인이 무엇이고, 언제쯤 해결될 것이라는 안내는 없었다. 고향사랑e음 시스템은 1년차인 지난해 개발비와 운영비로 90억7000만원이 들어갔고, 올해도 유지관리에 36억원을 들여야 한다.

한편 행안부는 14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고향사랑기부 민간플랫폼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고향사랑e음 단일 플랫폼만으로는 제도 활성화가 어렵다고 보고 민간 참여를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행안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기부자와 지자체 간 접점 확대를 위해 민간플랫폼을 통한 기부도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고향사랑기부에 참여하려면 고향사랑e음과 농협은행 창구에서만 가능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지자체들이 민간플랫폼 도입을 포기해야 했다. 다만 광주 동구와 전남 영암군은 모금창구를 지정할 권한이 지자체장에게도 있다며 민간플랫폼 운영을 강행, 다른 지자체보다 훨씬 많은 기부금을 모금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인구가 줄며 지역소멸 위기를 겪거나 재정자립도가 떨어지는 지자체의 재원 확보에 도움을 줬다. 지난해 재정자립도가 20% 미만으로 낮은 지자체 평균 기부금은 3억5000만원으로, 그렇지 않은 지자체(1억7400만원)보다 1.9배 더 많았다. 89개 인구감소지역(3억8000만원)도 그 외 154개 지자체(2억원)보다 1.9배 더 많은 기부금을 모았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김신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