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낮아지자 서울 사무공간 부족

2024-03-18 13:00:02 게재

지난해 서울 실업률 2.7%, 공실률은 1%대

서울 주요 오피스빌딩 올해 임차 경쟁 예상

낮은 실업률에 서울지역 사무공간(오피스빌딩)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실업률은 2.7%로 낮아졌고 서울 주요 3대권역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1%대로 떨어졌다. 강남권역은 사실상 공실률이 ‘제로’에 근접했다. 고용자수와 오피스빌딩 수요가 밀접하게 연동하면서 올해 실업률이 하락할 경우 오피스빌딩 가치는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붐비는 명동 거리, 상가 공실률도 회복세 최근 CBRE코리아가 발간한 ‘2024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43.5%에 달했던 명동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지난해 4분기 27.7%로 12.2%포인트 낮아졌다. 사진 연합뉴스

18일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 코리아가 발표한 ‘2023년 4분기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3대 권역 대형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4분기 기준 1.5%로 전 분기에 비해 0.2%p 하락했다. 권역별로는 강남권역이 0.7%로 가장 낮았고, 도심권역 1.1%, 여의도권역 3.6% 등이었다.

오피스빌딩 수요 증가는 낮은 실업률에 종사자수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취업자는 2804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만9000명 증가했다. 서울지역 고용률은 지난해말 기준 61.1%로 517만4000명이 취업을 한 상태다.

◆물가상승률 낮아졌는데 임대료는 상승세 = 소비자 물가상승률 하락으로 임대료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깨졌다. 4분기 서울 3대 권역의 오피스 명목임대료(계약서상 임대료)는 ㎡당 평균 3만4472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1.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를 보면 서울지역 오피스빌딩 임대료와 관리비는 각각 4.8%, 3.2% 상승했다.

소비자 물가지수는 2022년 7월 6.3%까지 치솟은 이후 최근 2~3%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낮아졌지만 아직 임대료와 관리비에 큰 압력을 미치지 못하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오피스빌딩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강남권역에 스케일타워(4만9256㎡)가 공급됐지만 여전히 낮은 공실률을 보이며 사무공간이 부족한 지역으로 꼽혔다. 광화문권역(CBD)에서는 한국은행 본관 등이 재건축되면서 삼성본관이 일시적으로 비었지만 1.1%대의 낮은 공실률을 보였다.

올해는 오피스빌딩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사무공간 확보에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여의도에 TP타워(사학연금회관 재건축, 약 14만㎡)가 신규공급될 예정이지만 임차면적 대부분 선임차가 완료됐다. 광화문권역(CBD)의 메리츠화재 신사옥(약 4만여㎡)의 경우 사옥으로 사용될 예정으로 외부 임대 면적이 작아 공실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오피스빌딩 공실 발생 시에도 대기 중인 임차 수요가 빠르게 소화할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오피스빌딩 자산가치 상승 = 서울지역 오피스빌딩 수요 증가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한 것과 연관성이 높다. 서울 사무실에서 업무가 가능한 업종으로 강남권역에 오피스빌딩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정보통신(IT) 관련산업(전기 운수 통신 금융) 종사자수는 2021년 10만명 이상 증가했고 2022~2023년에도 증가세를 보여 2023년 11월 기준 해당 산업 종사자수는 96만명으로 역대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낮은 실업률과 IT산업 종사자수 증가로 서울 오피스빌딩 임차 수요와 임대료도 상승이 예상된다.

오피스빌딩 인기가 높아지면서 자산가치 상승률도 크게 증가했다. 자산가치 상승률이 높았던 대표적인 거래사례로 CBD의 종로타워, 강남의 오토웨이타워·아이콘역삼, 여의도의 오투타워·파이낸스타워, 기타 권역의 SDS타워, 리츠 자산에 편입된 더프라임타워, 분당 서현빌딩 등이 꼽힌다. 일부 자산들은 초기 예상 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2023년 연간 물가상승률인 3.6%보다 높은 자산가치 상승세를 기록했다.

김미숙 KB증권 연구위원은 “주요 권역 공실률이 낮은 상황에서 실제 임대료 상승과 동반해 서울 오피스 자산가치가 빠르게 상승했다”며 “올해도 낮은 실업률과 주요 산업 종사자수 증가로 서울 오피스 임차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며 서울 오피스 시장에 가용 공간이 부족해지면 신규공급 예정인 프라임급 자산에 대한 임차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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