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업체 결탁, 자금세탁 일당 검거

2024-03-18 12:11:34 게재

성동서, 90억 사기 8명 중 6명 구속

정상 기업체 외형 포장, 투자 사칭

경찰이 상품권 업자와 결탁해 90억원대 신종사기를 벌인 자금세탁 일당을 검거했다.

서울 성동경찰서(서장 변민선)는 18일 피해자 86명으로부터 90억원을 편취한 사기범죄 자금세탁책 8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범죄수익은닉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송치 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대부분 20대인 일당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강남구 일대 오피스텔과 아파트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허위 상품권 매매 법인을 설립한 뒤 이 계좌로 입금된 수백억원을 상품권으로 자금세탁 한 혐의를 받는다.

일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 채팅방을 통해 투자전문가로 행세하고 유튜브 주식 방송을 통해 신뢰를 쌓은 뒤 “주식 동향을 알려주고 투자 시 최소 50% 이상 수익을 볼 수 있다”거나 “동행신탁프로젝트에 입금하면 주식을 저가에 매입한 뒤 300~600%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서 90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혹시 모를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상품권 업체와 공모해 상품권 매입·매도 허위 영수증을 작성하고 증거 제시용으로 업체 방문 시 폐쇄회로(CC)TV 촬영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일당이 4개 법인 계좌로 자금세탁한 금액이 4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투자 리빙방 수법 외에도 부업 알바사기, 오일·금 투자사기, 인공지능(AI) 투자사기 등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해자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관련자를 순차적으로 검거했고 이달 중순 마지막 피의자를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경찰은 허위 상품권 업체 대표와 현금 운반담당 2명 등을 구속하고 또 다른 상품권 업체 대표 2명을 불구속했다. 해외도피 중인 자금세탁 총책과 현금수거책에 대해서는 수배 조치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일당으로부터 현금 22억원과 람보르기니 등 차량 4대, 명품시계 등 28억4000여만원 범죄수익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로 피해자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해외 체류 중인 공범에 대해서도 인터폴 공조 등을 통해 추적, 검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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