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료 총선 앞으로…기재부 출신만 9명 도전장

2024-03-21 13:00:14 게재

국힘 추경호·방문규·김완섭 등 공천

민주 안도걸·조인철 첫 도전 본선행

최경환 전 부총리는 무소속으로 출마

경제전문성 강화냐, 모피아 세력화냐

여야가 4·10 총선 지역구 공천을 대부분 확정한 가운데 경제관료의 꽃인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만 대거 9명이 본선행을 확정했다.

21일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4·10 총선 지역구 공천을 받은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각각 6명, 2명이 출마한다. 무소속에서는 1명이 출마해 모두 9명이다. 여기에 정당 경선과정에서 컷오프된 일부 인사가 무소속이나 군소정당 후보로 추가 출마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출마자 면면을 보니 = 국민의힘에서는 우선 4명이 윤석열정부 장차관 출신으로 정책 추진과 조정 등에 유리한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구 달성에서 3선에 도전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임명 직후 여당의 출마요청을 받은 방문규 전 장관은 경기 수원병에서 단수공천을 받았다. 또 김완섭 전 기재부 2차관은 강원 원주을에서 단수공천을 받았고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은 부산 북을 경선에서 공천장을 따냈다.

아울러 현역인 송언석 의원도 경북 김천에서 출마한다. 기재부 기조실장과 조달청장을 지낸 이종욱 후보는 경남 진해에서 국회입성을 두드린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모두 2명이 본성행을 확정지었다. 안도걸 전 기재부 2차관은 광주 동·남을에서 현역 이병훈 의원을 꺾고 본선행에 올랐다. 기재부 국장 출신인 조인철 전 광주 문화경제부시장도 송갑석 의원과 광주 서갑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장을 따냈다. 방 전 장관, 김 전 차관, 송 의원, 안 전 차관은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거친 엘리트 예산·재정 전문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무소속에서는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경북 경산에서 출마했다. 그는 4선 의원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친박 좌장으로 통했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 옥고를 치르기도 한 최 후보는 이번에 TK(대구경북)에서 명예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예산실 라인 대거 출마 = 기재부 출신 후보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예산라인 출신이란 점이다. 21일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업무 자체가 한국사회의 구석구석을 짚어볼 수 있는 경험이 되고, 예산 편성과정에서 공무원은 물론 정치권 인사를 포함한 각계각층과 소통하게 된다”면서 “이런 과정이 총선 출마에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기재부 출신의 총선 출마에는 긍정과 부정 평가가 엇갈린다. 긍정적 측면으로는 경제 전문관료의 국회 입성으로 전문성이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회의원이 지역을 대표하는 선출직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예산확보나 지역발전을 위한 자치정책 개발에도 강점이 있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반면 정치권까지 모피아(옛 재무부와 마피아 합성어)가 세력화하면서 엘리트주의와 기득권층 옹호정책이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경제관료 출신 국회의원 수는 등락을 거듭 중이다. 지난 20대 총선 때는 새누리당의 최경환·추경호·김광림·이종구, 민주당 김진표, 국민의당 김관영·장병완 등 7명이 여의도에 입성한 바 있다. 21대 들어서는 미래통합당의 류성걸·추경호·송언석, 민주당 김진표 등 4명으로 줄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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