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규 부실채권 5조 넘어

2024-03-21 13:00:25 게재

1년 만에 83.8%↑

기업 부실 4.4조원

지난해 4분기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신규 발생액이 5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8년 4분기 7조1000억원을 기록한 후 5년 만에 가장 큰 부실 규모다.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 여신의 부실채권 발생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영향이 컸다.

2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12월말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부실채권 신규발생액은 5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000억원) 대비 83.8% 증가했다. 부실채권은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을 말한다. 작년 4분기 신규발생 부실채권 5조7000억원 중 기업여신은 4조4000억원, 가계여신은 1조1000억원이다.

지난해말 기준 부실채권 잔액은 1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1000억원) 대비 22.7% 증가했다. 부실채권 신규 발생이 크게 늘고 있지만 부실채권 잔액 증가율이 그만큼 급증하지 않은 이유는 은행들이 대손상각과 매각을 통해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정리 규모는 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6000억원) 대비 80.7% 증가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3조4000억원, 가계여신은 1조2000억원이다.

다만 부실채권비율은 0.47%로 낮다. 전년 동기(0.40%) 대비 0.07%p 상승했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말 0.77%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은행 건전성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금리인하가 본격화 되지 않는 한 기업과 가계대출의 부실채권 신규발생 규모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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