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장 “네타냐후 의회연설 초청”

2024-03-22 13:00:01 게재

바이든과 갈등하며 버티는 네타냐후에 멍석 깔아주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고 라파 지상전 강행을 막기 위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은 21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상·하원 합동 회의에 초청해 연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 의회 1인자이자, 야당인 공화당 소속인 존슨 의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확실히 초청장을 (네타냐후 총리에게) 보낼 것”이라며 “막 스케줄을 잡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슨 의장 본인도 이스라엘 의회에서의 연설 초청을 받아둔 상태다.

존슨 의장은 또 최근 사실상 네타냐후 총리 교체를 의미하는 선거 실시를 이스라엘에 촉구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우리의 가장 강력한 중동 동맹이자 중동에서 유일하게 안정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칭하며, 슈머 원내대표 발언이 “거의 충격적이고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존슨 의장의 네타냐후 총리 초청 시도는 바이든 행정부와 여당(민주당)에 ‘어깃장’을 놓는 일로 평가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00만명 이상의 피난민이 체류중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계획과, 가자지구 전후 구상 등을 둘러싸고 네타냐후 총리와 상당한 이견을 빚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8일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 회담을 갖고 라파에 상당수 피란민들이 모여있다는 점을 들며 대규모 라파 공격에 분명하게 반대했지만 네타냐후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는 이틀 뒤인 21일 성명을 내 “라파에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알시파 병원에서 하마스 고위 지도부를 제거 및 생포하고 있으며, 테러리스트 수백명도 없애고 있다”면서 “중부 칸유니스에서도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갈등 양상을 되레 키웠다.

이런 상황에서 의회 1인자인 존슨 의장이 네타냐후 총리를 초청하는 것은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에 맞서며 자기 주장을 펼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일이 될 전망이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20일 온라인으로 상원 공화당 의원들과 비공개 소통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상원 민주당 의원들과도 같은 방식의 소통을 추진했으나 슈머 원내대표가 거절했다고 CNBC는 소개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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