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동산PF대출 135조6천억원…저축은행 연체율 상승

2024-03-22 13:00:14 게재

전체 연체율 2.7% … 증권 13.73%, 저축은행 6.94%

토담대·새마을금고·지급보증 등 빠져, 전체 220조 넘을 듯

금융당국이 지난해말 금융권 전체 부동산PF대출 규모가 13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전체 연체율은 2.7%로 나타났지만 저축은행 연체율은 6.94%로 전년말(2.05%) 대비 4.89%p 증가하면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

증권사 연체율이 13.73%로 금융업권 중에서는 가장 높지만 전분기(13.85%) 대비 0.11%p 하락했다. 전년말(10.38%) 대비 상승폭은 저축은행이 더 크다.

◆금융당국 집계에서 빠진 부동산PF 리스크 = 증권사PF 규모는 7조8000억원으로 전체 PF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금융당국이 밝힌 PF 규모에서는 증권사의 지급보증 21조원 가량이 빠져있다.

또 저축은행의 토지담보대출(토담대) 13조원 가량도 미포함된 상태다. 토담대는 부동산PF 중 브릿지론과 유사해 부실 위험이 크다. 행정안전부가 관리감독하는 새마을금고도 부동산PF 성격의 관리형토지신탁 규모가 16조원에 달하지만 금융당국 집계에서는 빠져있다.

이밖에도 40조원 이상의 유동화증권 등을 포함하면 전체 금융권 부동산PF 익스포져는 2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부동산PF 전체 규모를 집계해 리스크 분석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2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업권별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은행이 46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보험(42조),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25조8000억원), 저축은행(9조6000억원), 증권(7조8000억원), 상호금융(4조4000억원) 순이다.

은행과 증권이 전분기 대비 각각 1조8000억원, 1조5000억원 증가했고, 보험과 저축은행은 각각 1조3000억원, 2000억원 줄었고,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상호금융권도 각각 2000억원, 3000억원 감소했다.

연체율은 증권과 저축은행이 각각 13,73%, 6.94%로 높고, 여신전문금융회사(4.65%), 상호금융(3.12%), 보험(1.02%), 은행(0.35%) 순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이날 새마을금고 전체 연체율이 5.07%라고 밝혔지만 관리형토지신탁을 비롯한 부동산 대출 관련 연체율은 밝히지 않았다.

◆금융당국 “과거 위기 대비 연체율 크게 낮아” = 금융당국은 “금융권 PF대출 연체율(2.7%)이 전분기 대비 0.28%p 상승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며 “과거 위기 대비 연체율 및 미분양이 크게 낮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2012년말 금융권 PF대출 연체율과 비교한 결과를 공개했다. 당시 금융권 전체 연체율은 13.62%였으며 저축은행은 62%, 증권은 36.58%, 여신전문금융회사는 17.7%를 기록했다. 보험(8.33%)과 은행(4.8%) 연체율도 높은 수준이다.

당국은 그동안 건전성 강화 조치 등으로 금융회사들이 PF 부실에 대한 충분한 손실흡수 및 리스크관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상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과거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8% 수준일 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6~8%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말 저축은행의 BIS비율은 14% 정도로 높다”며 “부동산PF 사업장을 경공매로 넘겨 연체율을 낮출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고, 지난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많이 쌓아서 실제 발생하는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이경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