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디자인 맛집’ 수두룩

세계도 인정한 ‘감각+편리함+친환경’

2024-03-26 13:00:01 게재

애경 남양유업 유한킴벌리 맥도날드 등 … iF디자인상 수상

디자인에 ‘진심’인 유통업체들이 수두룩하다. 감각은 물론 편리함까지 갖춘 상품들로 넘쳐날 정도다.

질 좋고 싸면 잘 팔리는 원초적 소비시대를 초월한지 오래다. 먹거리든 생활용품이든 국내뿐아니라 세계가 인정하는 디자인을 입어야 지갑이 열린다. 유통가도 ‘디자인 맛집’ 전성시대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독일 레드닷(Red Dot) 미국 아이디어(IDEA)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뽑히는 독일 ‘아이에프(iF) 디자인 어워드 2024’에서 국내 유통업체들의 수상이 잇따랐다.

이들 수상 업체 제품은 일상의 편리함에 감각적인 디자인 포장이란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올해 iF 디자인상은 72개국에서 1만1000개 출품작을 냈을 정도로 그 어느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제품 사용자환경 등 9개 부문에서 디자인 차별성과 우수성을 평가했다. 그만큼 국내 유통업체 디자인 실력도 세계수준에 다다랐다는 의미다.

남양유업 루카스나인 리저브 드립스틱 사진 남양유업 제공

남양유업만 봐도 그렇다. 남양유업은 ‘루카스나인 리저브 드립스틱’으로 음료 포장재 부문 본상을 받았다.

남양유업에 따르면 루카스나인 리저브 드립스틱은 복잡한 추출방식이나 별도 머신(커피기계) 없이 일상에서 핸드 드립(뜨거운 물을 부어 걸러서 추출) 고유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새 커피 모양새를 제시했다.

프리미엄(고급) 제품을 강조하기 위해 고안한 글자체와 로고, 절제한 것 같은 엠블럼(문장)을 반영한 포장재도 감성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또 휴대하기 편한 스틱 모양 디자인으로 야외활동 중에도 편하게 이용 가능하고 입맛에 따라 1~3분 저어 손쉽게 농도 조절을 할 수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깊고 진한 핸드드립 커피를 일상에서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개념에 집중해 디자인을 만든 결과”라며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좋은 품질로 공략한 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애경산업은 패키징 디자인 부문에서 2개 본상을 수상했다. 우선 프리미엄 세탁세제 브랜드 ‘리큐 제트’의 ‘프로 파워샷’과 치약브랜드 ‘바이컬러’의 경우 각각 포장부문에서 평가를 받았다.

애경산업 뷰티 덴탈 브랜드 바이컬러 사진 애경산업 제공

리큐 제트 프로 파워샷은 초고농축 처방을 통해 적은 양으로도 강력한 세탁을 도와주는 세제다. 강력한 세척력이 돋보일 수 있도록 직선을 강조한 단순한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한 손으로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트리거’ 손잡이로 사용 편리성을 더했다.

이와 함께 플라스틱과 세제 사용량 감소 등 ‘클린 케어(깨끗한 관리) 콘셉트’를 적용한 초록계열 색상을 입혔다. 주거공간과 조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는 속담과도 궤를 같이하는 디자인 전략인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포장재 부문 본상을 받은 유한킴벌리는 한가지를 더 보완했다.

세련된 디자인에 편리함은 물론 지속가능 소재를 덧붙였다.

유한킴벌리는 스타트업 기업 리필리와 손잡고 ‘종이팩 핸드워시’를 개발했다. 종이팩 핸드워시는 기존 비닐 리필(다시 채움) 용기와 달리 종이팩(멸균팩)을 통째로 교체해 이용할 수 있다.

유한킴벌리 종이팩 핸드워시 사진 유한킴벌리 제공

지속가능한 소재를 적용해 환경에 기여하면서도 세련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게 유한킴벌리 측 설명이다.

또 플라스틱 저감과 함께 우유처럼 멸균팩으로 만들어져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피부 진정과 활력, 영양 공급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제주 동백나무추출물(원료적 특성에 한함)을 함유해 피부도 관리해 준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혁신성과 기능성, 디자인을 겸비한 제품인 만큼 시장에 선보일 수 있었다”며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맥도날드도 친환경 노력을 인정 받아 수상한 경우다. 옛 유니폼(단체복)을 재활용해 제작한 ‘맥트로피’가 ‘iF 디자인 어워드 2024’ 커뮤니케이션 부문 캠페인·광고부문 본상을 받았다.

유니폼을 재활용해 만든 맥트로피 사진 한국맥도날드 제공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2월 전국 매장 유니폼을 교체하면서 발생한 폐유니폼을 모아 ‘맥트로피’를 제작했다. 제작한 트로피는 35주년 창립기념일 맞이 내부 행사 ‘세 다리 의자 시상식’에서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한 이들에게 감사패로 전달했다.

‘맥트로피’는 의류에 화학 공정을 거치지 않고 건축용 섬유 패널로 재생시키는 기술을 이용했다. 폐유니폼을 의미 있는 트로피로 재탄생 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게 맥도날드 측 설명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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