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부실’ 보험사 영향권…중기 부실채권 급증

2024-03-26 13:00:02 게재

기업대출 중 부동산PF 30.4%

비수도권 사업장 비중 약 30%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부실이 보험사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험사의 부실채권비율은 1%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중소기업 부실채권비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보험사 기업대출의 1/3 가량은 부동산PF 대출로 규모는 42조원에 달한다. 금융업권에서는 은행(46조1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험회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보험회사 대출채권 잔액은 273조2000억원으로 가계대출 135조1000억원, 기업대출 138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부실채권비율(고정이하여신/총여신)은 0.74%로 부실채권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섰다.

가계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37%로 전분기(0.39%) 대비 0.02%p 줄었지만 기업대출은 0.91%로 전분기(0.44%) 대비 0.47%p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0.26%에서 2분기 0.47%로 급증한 이후 3분기(0.44%)에 다소 주춤했다가 4분기(0.91%)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급격히 부실채권이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부실 증가에 따른 것이다.

대기업 부실채권비율은 2022년말 0.03%에서 지난해 6월말 0.11%까지 상승했다가 12월말 0.08%로 감소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부실채권비율은 2022년말 0.29%에서 지난해 1분기 0.34%, 2분기 0.64%로 상승했다가 3분기 0.59%로 다소 줄었지만 4분기 1.33%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이 같은 증가세가 이어지면 건전성 우려가 커질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PF 부실이 기업 대출 부실채권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 부동산PF대출은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스크가 높은 브릿지론 보다는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본PF대출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향후 미분양률이 높을 것으로 우려되는 고위험 사업장 비중도 저축은행(29.4%), 증권사(24.2%)에 비해 보험사(17.4%)는 낮은 수준이다. 아파트외 사업장 비중은 저축은행(84.6%), 증권사(77.6%), 여신전문금융회사(60.2%), 보험사(40.6%) 은행(30%) 순이다.

다만 비수도권 사업장 규모가 전체 부동산PF대출에서 약 30%에 달하는 13조원 수준이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각각 6조원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의 여파가 비수도권 지역에 더 큰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 향후 부실채권비율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은 “현재 부실채권비율이 낮아 충분히 관리가능한 수준”이라며 “연체율 등 보험회사 대출 건전성 지표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한편,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한 손실흡수능력 제고 및 부실자산 조기정상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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