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의 부실 검증 비판 피하기 어려워"

2024-03-26 13:00:0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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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조 후보의 아동 성범죄 가해자 변호 이력을 언급하면서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행동들로, 이런 행동이 저 당(민주당)에선 용인될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용인하지 못하겠다”고 비판하자 민주당은 곧바로 역공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악성 성범죄 변호 이력이 있다며 대전 서갑 조수연 후보, 울산 남갑 김상욱 후보, 서울 양천갑 구자룡 후보, 대구 달서갑 유영하 후보의 과거 수임 사건 내용을 꺼내 들었다.

민주당은 “조수연 후보는 지적장애가 있는 15살 여중생을 무려 고교생 16명이 집단 성폭행한 ‘대전판 도가니 사건’의 변호인을 맡았다”면서 “초등생 의붓딸 성폭행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가 김상욱 후보다. 국민의힘은 그를 무려 국민 추천까지 했다”고 했다. 구자룡 후보에 대해선 “프로축구 선수 등의 집단강간 사건을 변호했다”면서 “구 후보는 피의자가 술에 취한 상태였다며 주취 감형을 주장했다”고 했다. 또 “군포 집단 성폭행 가해자 변호인은 유영하 후보”라며 “그는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관계했다’고 가해자를 옹호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들이 가해자 편이 아니라 피해자 편이었나”라며 “한 위원장의 발언에 의거, 공천 철회를 요구한다. 그리고 거짓 발언에 대해 깨끗이 사과하라”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영선 후보와 조수진 후보의 공천 취소와 관련해 “조국 사태 이래 위선과 파렴치의 또 다른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두 후보 모두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으로, 민변이 추구하는 목적·이상과 정반대되는 삶을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한 10명 남짓 (민주당 후보의 재산 자료를) 봤는데 그 중 (의혹이 있는) 몇 명을 소개하겠다“고 말해 추가 검증결과를 제시할 것임을 시사했다. 거대 양당간 후보 검증전이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두 거대 정당이 시스템 공천이라고 하지만 비명횡사나 현역불패 등에 몰두해 공천 기준을 도덕성이나 의정활동에 두지 않아 제대로 검증하려는 의지조차 있는지 모를 정도”라며 “당내 검증이 한계가 있겠지만 두 정당이 검증 자체에 큰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 부실 검증이라는 비판을 피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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