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정기구독 서비스’도 깨웠다

알뜰 소비·충성고객 확보 ‘윈윈’

2024-04-02 13:00:16 게재

지정날짜 무료배송 강점 … 여성속옷·반려동물 우유·농산물 등 선택지 넓어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원하는 제품을 주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정기구독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는 할인혜택과 배송비 절감으로 ‘알뜰 소비’를 가능케 한다. 기업 입장에선 장기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 ‘윈윈’ 할 수 있다. 고물가가 정기구독서비스를 일깨웠다는 얘기다. 구독제품도 가전, OTT(동영상서비스)를 넘어 생리대 농산물 건강기능식품 반려견전용우유 등 일상적인 품목으로 확산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원에서 2020년 40조원으로 60% 급증했다. 2025년엔 100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구독형 상품을 새로 선보이거나 기존 구독서비스를 확장하는 등 정기구독상품을 강화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라엘 정기 구독 서비스 제품. 사진 라엘 제공

‘아마존 1위 생리대’ 브랜드로 유명한 라엘은 최근 ‘라엘 페미닌 케어’ 제품과 ‘라엘 밸런스’ 여성 건강기능식품을 희망하는 날짜에 받아볼 수 있는 ‘정기 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원하는 제품을 15~25%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고 회차별 추가로 할인한다. 이럴 경우 최대 46%까지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배송주기도 4가지로 선택의 폭도 넓다. 구독 기간이 길수록 무료혜택도 덩달아 늘어난다. 라엘은 구독 회차에 따라 신제품 ‘천연 여성 청결제’ 등으로 구성한 Y존 키트, 라엘 생리대 7종 세트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어글리어스’ 못난이 농산물 사진 캐비지 제공

‘못난이 농산물’을 정기배송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못난이 농산물은 모양 크기 중량 등 시장기준에 미달해 제대로 유통하지 못하는 농산물을 말한다.

스타트업 캐비지의 농수산물 브랜드 ‘어글리어스’는 이런 ‘못난이 농산물’을 전국에서 매입해 소비자 기호에 맞게 정기 배송하는 정기구독상품을 선보였다. 캐비지 측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면서 “다만 중량당 가격을 지불하던 기존 방식 대신 다품종 소량 채소로 구성한 ‘채소박스’를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기와 배송 주기를 선택하고 원하지 않는 채소를 미리 고를 수 있어 개인 맞춤형 구매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건강기능식품 정기구독 서비스도 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은 정기 구독형 식단 신제품 ‘고혈압식단’을 출시했다.

‘녹두 삼계솥밥 고혈압 식단’ 사진 현대그린푸드 제공

고혈압 환자들과 혈압 개선을 기대하는 소비자를 위한 한식건강관리 식단이다.

현대그린푸드 측은 “통곡물로 지은 솥밥과 포화지방산이 낮은 살코기와 어류 생채소·익힘채소를 활용한 반찬으로 구성했다”면서 “그리팅 고혈압식단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고혈압환자용 식단형 식품’ 표준 기준에 맞춰 개발된 특수의료용도식품”이라고 설명했다.

정기구독서비스 영역도 넓어지는 추세다.

hy는 프레시매니저를 활용한 정기구독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배송 상품을 전달하고 있는 프레시매니저 사진 hy 제공

기존 주력 제품인 발효유, 우유 외에 개인별 라이프스타일(생활양식)을 고려 소형 생활용품, 반려견 전용 우유 등 구독 품목을 확대했다. 발효유 우유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정기 배송 신청 땐 20% 할인판매한다. 또 일본식 샌드위치 ‘산도’ 2종, 컵샐러드 2종, 낫또 2종도 새로 내놨다. 정기구독 가능한 식사대용식 제품군을 늘린 셈이다.한편 인더브라는 국내에서 처음 속옷 정기구독 서비스인 ‘월간가슴’을 선보였다. 소비자가 6가지 모양의 가슴 타입과 크기 정보를 선택하면 인공지능이 이를 바탕으로 달마다 속옷을 맞춤선별해 발송한다. 둘레, 컵 크기 등 기본적인 요소부터 가슴형태와 어깨끈 등 불편했던 사항, 착용감, 후크 유무까지 상세하게 선택할 수 있다. 첫 정기구독 땐 줄자와 크기 측정방식 등 설명서를 제공한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고병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