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 지속

2024-04-03 13:00:02 게재

공실률 고공행진

연체율 지속상승

미국 상업용 부동산(CRE)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대규모 가격재조정 파고에 시달리면서 매물로 나온 오피스 가격이 급락하는 등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2일 영국 부동산서비스 기업 ‘세빌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샌프란시스코 CRE 공실률은 36.3%에 달했다. 댈러스-포트워스와 애틀랜타는 30%에 가까운 공실률을 기록했다. 시카고 다운타운은 28.6%, 실리콘밸리는 27.6% 공실률이었다. 이어 △로스앤젤레스 27.6% △시애틀 26.9% △필라델피아 25.3% △보스턴 23.0% △워싱턴DC 22.6% △맨해튼 20.1% 순이었다. 오피스 시장의 황금기는 2019년이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CRE 공실률은 7.9%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가격재조정이 진행중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캐나다 거대 부동산기업인 브룩필드는 오피스타워를 담보로 한 11억달러 모기지를 채무 불이행했으며, 현재 해당 건물들을 속속 매각하고 있다.

지난달 말 브룩필드는 로스엔젤레스에 위치한 100만평방피트 규모 타워를 한국 칸서스자산운용에 약 1억4500만달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빌딩의 부채는 2억6900만달러 모기지와 5000만달러 메자닌(주식연계채권) 대출 등 3억1900만달러에 달한다. 매각가격은 부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또 브룩필드가 보유한 3억5000만달러 모기지와 6500만달러 메자닌 대출을 담보로 한 개스컴퍼니타워, 2억7500만달러 대출을 담보로 한 EY플라자 역시 법정관리중이며 압류·매각에 직면했다. 부동산데이터 기업 ‘트렙(Trepp)’에 따르면 올해 상업용모기지담보부증권(CMBS) 연체율은 6.6%로, 지난해 이후 계속 상승중이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향후 3년간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약 2조달러(약 27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올해에만 9290억달러의 대출이 몰린 상황으로, 기존보다 더 높은 금리로 재융자를 받거나 상환돼야 한다.

FT는 “향후 3년간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 가운데 약 6700억달러 정도가 잠재적 부실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전했다.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부동산시장 침체로 지난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51% 급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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