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발주 2조달러 줄줄이 터진다

2024-04-05 13:00:27 게재

메나지역 지난해 2500억달러 발주

올해 석유설비 발주 483%↑, 화학설비 151%↑

메나(MENA·중동 북아프리카) 지역 산유국들의 석유·가스·화학 설비 발주가 본 궤도에 올랐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해외건설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올해 이후 중동 건설시장에서 나올 프로젝트는 총 2조1580억 달러(약 2911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메나지역 주요 산유국 국가석유회사(NOC)들은 고유가 지속으로 재정수지가 개선되면서 발주를 확대하고 있다.

발주 규모가 가장 큰 사우디아라비아는 2021년 1분기 이후 재정수지 적자폭이 급격하게 감소했고 2022년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개선된 재정수지를 유지하고 있다.

DL이앤씨가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한 암모니아 처리시설 마덴 암모니아3. 사진 DL이앤씨 제공

IBK투자증권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메나지역 산유국들은 지난해 2529억달러를 발주했다. 전년 대비 31.1% 증가한 물량이다. 특히 고금리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건축·토목 발주 규모가 커져 전년 대비 32.9% 성장했다. 단기적인 금융비용 증가 문제보다 장기적으로 국가 발전 프로젝트를 우선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이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발주처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올해부터 자회사인 사빅(SABIC) 알루자인(Alujain) 등과 함께 합성수지 생산공장 증설과 수소분야 성장을 위한 그린·블루암모니아 증설에 나선다. 올해 아람코 발주 규모는 600억달러로 예측된다. 업스트림(석유산업 원유생산 부문) 투자금액은 360억달러 규모이고 가스설비 중심 발주가 주축이 될 전망이다.

다운스트림(원유 정제와 수송판매, 각종 석유화학제품 생산) 투자금액은 180억달러로 화학제품 생산공장 신규 착공과 탄소 포집 등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나지역 올해 발주는 국내 건설사의 주력 분야인 석유, 가스, 화학 분야에서 각각 671억달러, 323억달러, 533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동기대비로는 각각 483.3% 증가, 40.7% 하락, 151.1% 증가한 금액이다.

국내 주요건설사는 메나지역 주요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E&A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1·4번’을, GS건설은 이 프로젝트 2번 패키지 공사를 수주했다. 두회사가 수주한 금액만 9조7000억원에 이른다. 삼성E&A는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카본하이드로젠 콤플렉스(20억달러)와 프로폴린 설비(20억달러)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메나지역 수주고가 높아질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4개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모두 수주할 경우 40억달러 이상 해외수주고를 올릴 수 있다.

DL이앤씨는 사우디에서 25억달러짜리 화학설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GS건설은 아랍에미리트에서 통합나프타설비(4억달러)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리비아 신규발전(1조원)과 인프라복구공사를 수주할 전망이다.

조정현 IBK증권 연구원은 “2024년에는 발주처들의 재정 확대에 힘입어 MENA지역 발주가 전년 대비 더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국내 건설사들의 주력 분야인 다운스트림(화학제품 생산산업) 부문 프로젝트들은 올해 말이나 내년에 본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 됨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 수주잔고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김성배 기자 기사 더보기